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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놀이동산의 모든 것, 아이들의 천국

입력 : 2017-07-12 19:48:42 수정 : 2017-07-12 19: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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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놀이공원 명소 홍콩 오션파크 ‘서머 스플래시’
홍콩은 싱글을 위한 여행지로 여겨진다. 건물들로 숨막힐 듯 빽빽한 구도심, 낭만적인 야경, 맛집과 바는 젊은이들이 즐기기에 최적이다. 최근 매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쇼핑 명소라는 후광도 남아 있다. 반면 어린 자녀를 둔 가족에게는 ‘좁고 정신없음’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방문지만 잘 선택하면 가족 여행객도 홍콩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마침 홍콩 놀이공원 ‘오션파크’가 40주년을 맞아 여름 축제 ‘서머 스플래시’를 마련했다. 모래 놀이에서 러버덕을 닮은 오리 인형까지 아이들이 반할 놀 거리가 가득하다.

◆모래놀이·비누방울 목욕… 오리 인형 매력에 함박웃음

“까르르 꺅꺅.” 바닥에서 물줄기가 치솟자 아이들이 다다다 내달린다. 모래 놀이터에서 잔뜩 묻은 모래도, 비눗방울 수영장에서 방방 뛰어놀며 뒤집어쓴 거품도 시원한 물에 씻긴다. 한쪽에서는 방심한 사이 머리 위에서 물벼락이 쏟아진다. 깜짝 놀란 연인이 배꼽을 잡는다. 오션파크가 서머 스플래시 기획의 하나로 마련한 어플로즈관 풍경이다.

서머 스플래시는 오션 파크의 여름 축제로 내달 27일까지 열린다. 올해 주제는 모래와 오리 인형이다. ‘모래’를 주제로 만들어진 어플로즈관은 교실 약 7개 크기의 실내 놀이터다. 들어서자마자 어른 키의 두세 배에 달하는 거대한 모래조각들이 반긴다. 세계적 조각가 레이 빌러페인이 만들었다.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모래라고 믿기 힘들 만큼 정교하다. 자이언트판다, 악어, 원숭이, 물고기 등 각종 동물의 표정이 생생하다. 이 모래조각은 빌러페인팀이 축제 기간 내내 추가로 쌓아올려 마지막 날 최종 완성된다. 완성작은 규모 153㎡, 높이 6m로 홍콩에서 가장 큰 모래조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모래조각을 감상하고 열심히 사진을 찍고 나면 직접 모래를 만지는 체험장이 기다리고 있다. 옆으로는 모래 놀이터와 물놀이장, 거품 수영장이 펼쳐진다. 아장아장 걷는 유아에서 10대 청소년까지 거품과 모래, 물 사이를 뛰어노느라 함박웃음이다.

러버덕 캐릭터를 사랑하는 이라면 노란 오리 인형에 마음을 뺏길 듯하다. 오션파크는 홍콩 대표 장난감 회사 엘티 덕과 손잡고 오리 인형을 놀이공원 곳곳에 배치했다. 노란 몸, 주황색 부리에 땡그란 눈이 언뜻 보면 러버덕과 똑닮았다. 여성과 어린이들은 특히 얕은 수영장에 오리 인형 6500개를 띄워놓은 ‘덕키 패밀리 폰드’를 보자 탄성을 질렀다. 이외에도 오리 인형을 활용한 게임과 각종 먹을거리, 기념품이 준비돼 있다. 
◆‘보는 동물원’ 넘어 배우고 체험… 판다에 먹이도


오션파크는 동물과 공존하는 놀이공원을 내세운다. 그만큼 생태 교육과 체험, 동물과의 교감을 중시한다. 자이언트판다를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토·일요일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판다에 대해 배우고 직접 간식을 줄 수 있다. 이날 11살 수컷 판다 러러를 만나러 가는 길은 깐깐했다. 사육사는 “귀걸이, 목걸이는 다 빼고 머리도 꼭 묶어야 한다” “신발 바닥을 세척액에 씻어 달라”며 일일이 주의를 줬다. 참가자의 체온을 재고, 앓는 병이 없는지도 확인했다. 간식을 만들기 전에는 세제로 손을 씻어야 했다.

야생 상태의 판다는 임신 기간에 육식도 한다. 그러나 오션파크에서는 건강을 위해 채식만 주고 있다. 사육사의 지시에 따라 대나무에 사과를 얇게 뀄다. 판다의 간식이다. 조리대에는 이 외에도 식이섬유 비스킷과 당근, 마 등이 있었다. 판다 우리의 문이 열리자마자 “어머어머, 귀여워, 만지고 싶어” 하는 소리가 연신 들렸다. 거대한 인형이 움직이는 듯했다. 곰 인형처럼 두 다리를 뻗은 채 퍼질러 앉은 모습이 천연덕스러웠다. 참가자가 건네는 간식을 입으로 낚아챈 판다는 대나무 잎과 사과를 살뜰히 먹어 치웠다. 이 프로그램에는 매회 8명만 참여할 수 있다.

최소 이틀 전 신청해야 하고 비용은 360홍콩달러(약 5만3000원)이며 설명은 영어, 광둥어, 만다린(중국 표준어)으로 진행된다.

동물과 소통하려는 오션파크의 철학은 수달 사육장에서도 엿보였다. 이곳에서는 하루 2회씩 수달의 먹이, 대하는 법 등을 전문가가 설명해준다. 이어 관람객이 수달의 손을 직접 잡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수달과의 악수는 불발됐다. 아기 수달이 관람객은 본체만체하고 물웅덩이에서 노느라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물의 의사를 존중하고 강요하지 않는 것이 오션파크의 방침이다. 이곳의 돌고래쇼 역시 돌고래가 본능적으로 취하는 동작들로만 구성된다. 사자와 호랑이를 키우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두 야수에게는 훨씬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놀이공원에 들이지 않았다. 

◆실내외 온도차 극심… 날씨 변덕은 장애


오션파크에서 놓치기 아까운 기구는 케이블카다. 이동하는 동안 발아래로 남중국해의 푸른 물결이 넘실댄다. 이 케이블카는 바다 위 205m에 위치해 있다. 정상까지 아파트가 세워진 홍콩의 산들도 눈밑으로 펼쳐진다. 조금 아찔하지만 가슴이 탁 트인다. 케이블카는 초당 3.2m 속도로 약 8분 동안 이동한다.

오션파크 타워도 만족도가 높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다. 해발 200m 높이로 360도 회전하며 올라갔다 내려온다.

남중국해는 물론 홍콩인의 바쁜 일상이 담긴 빅토리아 항구, 란타우섬 등이 한눈에 보인다. 오션파크 시설들도 장난감처럼 손에 잡힐 듯하다.방문객은 이외에도 80여개 놀이기구와 볼 거리를 즐길 수 있다. 오션파크의 총 면적은 91만5000㎡(약 28만평)에 달한다. 개장 이래 1억4000만명이 다녀갔다. 롤러코스터 등 놀이기구, 호주·아프리카·극지방의 주요 동물, 거대한 수족관 등 통상 놀이공원에서 기대할 법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다만 찜통처럼 후덥지근한 홍콩 기후는 각오해야 한다. 방문한 날에는 셀 수 없을 만큼 폭우와 뙤약볕이 교차하는 이상기후가 나타나 상당히 번거로웠다. 게다가 실내는 에어컨 바람으로 으슬으슬해 긴 옷 준비도 필수다. 40년 역사인 만큼 일부 시설이 낡아보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국내 놀이공원과 차별성이 없기에 이 시설 하나만으로 홍콩행을 결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입장료는 12세 이상 438홍콩달러(약 6만4000원), 어린이는 219홍콩달러다. MTR 사우스아일랜드 노선의 오션파크역에서 하차하면 바로 갈 수 있다.

홍콩=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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