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현지에서 만난 홍콩인들은 “중국과 함께하기보다는 스스로 힘으로 서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40대 직장인 제임스 첸은 “중국은 20년 전 일국양제를 약속했지만 날이 갈수록 중국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며 “이제는 그들(중국인들)이 정치는 물론 경제와 금융, 심지어 교육까지도 통제하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가 속았다”고도 했다. 일국양제는 ‘국제금융 허브’라는 홍콩의 기능을 유지하고, 외국에 중국의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이는 기능만 할 뿐이라는 것이다.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가운데)이 28일 골든 바우히니아 광장에 있는 홍콩 주권반환 상징물 ‘골든 바우히니아 상’을 점거해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
20대 여성 직장인 미셀 유는 홍콩 젊은이들이 느끼는 좌절감을 전했다. 그는 가파른 물가 상승과 심한 경쟁 탓에 평범한 직장인 월급으론 안정적 생활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중국인의 홍콩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홍콩 젊은이들은 더욱 설 자리를 잃었다”며 “이민을 꿈꾸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홍콩과 대륙의 융합으로 홍콩 취업시장에서 홍콩인과 중국인이 극심한 취업경쟁을 벌이지만 대기업이나 국유기업은 홍콩 젊은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륙 간부와 부호의 자녀가 가장 선호되고, 그다음이 홍콩 부호의 자녀이며 홍콩 일반대학 출신은 뒤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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