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나는 약 3야드 거리에서 무성한 러프 사이로 공을 던졌지만 일단 찾기 쉽지 않았다. 볼을 찾아 있는 힘껏 쳐도 겨우 한 발짝 움직일 뿐이다. 케빈 나는 “이 홀 뿐만이 아니라 모든 홀의 러프가 다 이렇다”며 혀를 내둘렀다.
‘지옥의 러프’가 기다리는 US오픈이 15일 밤(한국시간) 개막한다. 117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이처럼 최악의 코스가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가혹한 코스 세팅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에린 힐스는 긴 전장(7741야드)과 빠르고 단단한 그린, 그리고 좁은 페어웨이를 감싼 두꺼운 러프 등 악조건을 고루 갖췄다. 2011년 이 곳에서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가 열렸는데 USGA가 측정한 코스 레이트(난이도)는 78.4타로, 이는 이븐파를 치는 수준의 골퍼가 이곳에서는 6타가량 더 친다는 뜻이다. 216만달러(약 24억3400만원)라는 역대 최고의 우승상금이 그냥 주어지는 것은 아닌 셈이다.
여기에 마스터스 우승으로 메이저 무관의 한을 푼 세르히오 가르시아(37·스페인)가 PGA투어 평균타수 1위(969.30타)라는 안정감을 앞세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한다. 2015년 우승자인 조던 스피스(24·미국)는 2011년 아마추어대회 때 에린 힐스의 코스를 경험한 바 있어 다소 유리한 편이다. 이번 대회 참가자 중 이 코스 경험자는 8명 정도 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세계랭킹 60위 이내 선수 가운데 58명이 출전하는 만큼 우승자를 섣불리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 선수는 김시우(22), 안병훈(26), 왕정훈(22)이 세계랭킹으로 출전권을 받았고 김민휘(25)가 예선을 거쳐 합류해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송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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