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노무현정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을 결정하며 내세운 근거 중 하나다. 3년 과정의 로스쿨 졸업생 대다수가 선발시험이 아니고 자격시험인 변호사시험(변시)에 합격해 법조인이 되면 고시낭인 문제는 사라질 것이란 낙관론이 깔려 있다. 로스쿨에서 어느덧 6차수에 걸쳐 9285명의 변호사를 배출한 지금 이 같은 기대는 이뤄졌을까.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지난 4월 “5번의 변시 응시 기회를 다 놓친 로스쿨 졸업자 수를 정확히 밝히라”고 법무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문제는 변시 합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1회 변시 당시 87.3%였던 합격률은 해마다 낮아져 올해 6회 변시는 51.2%까지 떨어졌다. 전회 변시에 탈락한 이들이 다음 시험에 재도전함에 따라 응시생은 매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신규 변호사의 자질을 담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합격 정원은 1회 때부터 1500∼1600명 정도로 고정돼 있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로스쿨 학생들 사이에는 ‘내가 변시낭인이 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연합체인 로스쿨협의회는 변시낭인 문제 해결을 위해 변시 합격률을 응시자 대비 60%까지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로스쿨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적정 수준 이상의 합격률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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