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시어터 ‘컨택트’에 출연하는 발레리나 김주원과 배우 배수빈이 최근 서울 종로구 연습실에서 동작을 익히고 있다. 클립서비스 제공 |
“춤이 ‘몸의 소통’이란 걸 잘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춤으로 두 사람이 하나 되는 순간, 와일리가 세상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표현해요. 두 사람이 춤으로 감정을 주고받는 게 관객에게도 전해질 거예요.”(김주원)
1999년 초연 된 뮤지컬 컨택트. |
‘컨택트’는 김주원에게 각별한 작품이다. 올해 3월 그는 퇴행성 척추 디스크 악화로 입원했다. 의사는 더 이상 춤추는 건 무리라며, 다른 부위까지 악화될 거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겨내기로 했다. 목 디스크, 족저근막염, 종아리 파열 등 그가 지금껏 겪은 부상은 끝이 없었다. 자신의 의지로 춤을 관두면 몰라도 부상에 떠밀리고 싶지는 않았다. 2주간의 입원 후 돌아온 그는 “척추와 디스크를 세워줄 벽을 만들려고 엄청나게 운동하고 있다”며 “아직 저리고 불편한 감이 있지만 춤출 땐 못 느낀다”고 했다.
“이번에 제 몸에 집중하게 됐어요. 그동안은 아끼지 않고 던졌던 것 같은데, 지금 제 몸을 재발견하면서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어요. 올해가 제 데뷔 20주년인데,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이번 경험을 계기로 앞으로 10년은 더 거뜬히 출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수빈(왼쪽)과 김주원. |
배수빈은 “주원씨 말을 들으니 서로 비슷한 것 같다”고 말을 이었다. 그 역시 인기도 얻고 보상도 큰 TV드라마와 영화 대신 소극장 연극 무대에 밥 먹듯 서고 있다. 그는 “이게 좁은 길이지만 맞는 길이라 확신한다”며 “무대가 주는 에너지와 교감이 있기에 앞으로도 무대에 계속 설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는 무대가 주는 매력과 경외감 때문이다.
“무대는 저를 살아 있게 하고 숨 쉬게 해요. 무대 위에서는 거짓말을 못해요. 다 벌거벗고 올라가는 느낌이 항상 들어요. 각성하기 좋은 장소죠. 한발짝 떼는 것조차 왜 이리 어려운지.”(배수빈)
“수빈 오빠의 진심이 담긴 눈빛과 연기를 보면 왜 누군가 보기에는 힘든 길을 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무대는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죠. 난 별거 아니다 싶어져요.”(김주원)
이들에게 ‘컨택트’는 무대와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이자 인간 사이의 진정한 소통을 전하는 작품이다. 관객과 공감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컨택트’를 본 관객이 이런 교감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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