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한 의원은 최근 차기 당권 주자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다 한숨을 쉬며 ‘인물난’을 호소했다. 특히 바른정당을 창당하고 지난 대선에 출마한 유승민 의원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 의원이 한국당에 있었다면 지난 대선을 더 잘 치를 수도 있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 당을 더욱 잘 수습할 수 있었을 것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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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1일 단양군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처럼 홍 전 지사의 강한 권력 의지에도 불구하고 홍 전 지사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당 내에서도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분투하기는 했지만 대선에서 고배를 마셨고, 돌발적인 행동이 너무 잦아 ‘예측 불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홍 전 지사가 당권을 장악하면 향후 당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홍 전 지사와 대립각을 세웠던 친박(친박근혜)계는 대항마를 물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와 김황식 전 국무총리,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김황식 전 총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에 관심 없다”며 손사래를 쳤고, 김병준 교수는 ‘추대’ 형식이 아니면 제안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전 총리도 이번 전대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것으로 분석된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 인물이기 때문에 탄핵 정국에 대한 책임이 있어 정치판에 나오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젊은 인물이 필요하다며 홍정욱 전 의원 영입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당이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젊은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가능성이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홍 전 의원의 ‘금수저’ 이미지도 당 쇄신에 걸림돌이 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당 안팎의 목소리를 종합해보면 강한 제1야당이 되고, 다시 집권 여당이 되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한국당 소속 한 의원은 “조금 잘나가고 눈에 띄는 젊은 인재가 나타나면 당 소속 의원들이 견제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그러면 안된다”며 “젊은 인재를 얼마나 잘 길러내느냐에 따라 한국당의 미래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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