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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엔씨… ‘리니지 대전’ 누가 웃을까

입력 : 2017-05-21 20:38:55 수정 : 2017-05-23 16: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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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兩强’ 주력 게임 맞대결… 올 실적 좌우 ‘이목’
‘리니지’와 ‘리니지’의 대결. 넷마블게임즈 ‘리니지2 레볼루션’과 엔씨소프트 ‘리니지M’의 대결이 게임업계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두 게임이 관심을 끄는 건 국내 시총 1위 게임사였던 엔씨소프트와 최근 기업공개를 통해 엔씨소프트를 누르고 게임 대장주가 된 넷마블의 주력 게임 간 대결이기 때문이다. 두 게임 모두 PC게임 리니지에 바탕을 뒀고, 두 회사 모두 이들 게임에 올해의 실적이 달려 있다.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넷마블·엔씨소프트 맞대결

경쟁은 넷마블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넷마블은 원조 리니지를 개발한 엔씨소프트와 지식재산권(IP) 사용계약을 맺고, ‘리니지2 레볼루션’이라는 이름의 모바일 MMORPG(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서비스를 지난해 12월14일부터 시작했다.

모바일 게임 업계의 선두 기업인 넷마블과 국내 PC 간판 게임인 리니지의 결합은 큰 시너지 효과를 낳았고, 넷마블은 레볼루션 출시 후 한 달간 누적매출이 20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사상 최고의 매출이며, 글로벌 기준으로도 손꼽히는 기록이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인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2월 레볼루션은 전 세계 앱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넷마블은 공모가 15만7000원에 지난 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며, 단숨에 시가총액 13조원대의 거대기업으로 떠올랐다. 이제 넷마블은 레볼루션으로 기업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넷마블에 이어 엔씨소프트는 PC게임 리니지를 모바일 게임으로 새롭게 만든 ‘리니지M’을 6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16일 열린 리니지M 공개행사에서 엔씨소프트는 12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8시간 만에 100만명, 16일까지는 400만명이 예약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니지M에 대한 기대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엔씨소프트의 실적 하락을 불러왔다. 넷마블이 레볼루션으로 엄청난 매출을 낸 것과 달리 엔씨소프트는 1분기 매출 2395억원, 당기 순이익 174억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리니지M의 출시를 앞두고 기존 리니지 이용자들의 대기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리니지M의 성패에는 엔씨소프트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리니지는 1998년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이자 주요 수익원으로 지금까지 누적매출 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다른 신작 게임들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주 수익원이자 성장동력은 리니지다. 모바일 매출이 10% 내외에 불과한 엔씨소프트로서는 리니지M을 통해 모바일 매출 비중을 높여야 하는 숙제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대외적으로는 PC용 리니지와 모바일 리니지M 모두에서 수익을 높이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게임 업계에서는 리니지M으로 고객이 몰리면, PC 기반의 리니지 수익은 줄어들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모바일 게임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실망한 사용자들이 레볼루션으로 옮겨가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레볼루션과 리니지M 모두 게임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고레벨 이용자가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핵심 이용자들은 두 게임을 동시에 즐기기보다 한 게임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 구성과 운영 능력, 엔씨소프트는 오랜 리니지 게임 운영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하는 주가는 엔씨소프트가 오름세, 넷마블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
◆기대 반 우려 반

게임업계는 레볼루션과 리니지M에 대해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간 모바일 게임은 주로 쉽게 즐길 수 있고 흥행 주기가 짧은 게임들이 주를 이뤘지만, 초대형 MMORPG의 등장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함께 국내 게임시장 ‘3강’인 넥슨 역시 모바일 MMORPG인 다크어벤저3를 올여름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레볼루션에 이어 리니지M도 삼성전자의 '덱스' 시스템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PC와 같은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게임시장의 축이 PC에서 모바일로 한층 빠르게 옮겨가는 도화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게임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사 입장에서는 고객들을 보다 오랜 시간 잡아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1일 게임물위원회와 게임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온라인 게임 내 아이템 구매 한도를 18세 이상 성인의 경우 월 50만원, 18세 미만 청소년은 7만원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이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폐지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반면 모바일 게임의 경우 아이템 구매를 전혀 규제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레볼루션이 국내 모바일 게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것도 규제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규제 철폐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보다 업계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게임 사행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특히 리니지는 과거 게임의 사행성 논란을 일으킨 주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리니지 게임의 최고 아이템인 ‘집행검’의 경우 가격이 억대에 이르면서, ‘집판검’(집 팔아 사는 검)으로도 불린다.

지금은 게임 아이템에 대한 개인 간의 거래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업계 내에서조차 국산 게임들의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뽑기 시스템과 캐릭터 성장을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해야 하는 게임 방식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청소년의 과도한 아이템 거래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이용 등급을 어떻게 정할지를 놓고 막판 고심을 하고 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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