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는 지난 2015년 창구 직원에게 본인 확인을 받지 않아도 되는 비대면 인증을 허용한 뒤로 생체인증 붐이 불고 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S8도 생체인증 확대에 크게 기여 중이다.
금융권뿐 아니라 유통업계 역시 ''핸드페이'', ‘시럽페이’ 등 다양한 방식의 생체인증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권 앞다퉈 생체인증 확대…일반 점포서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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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은 일부 창구에서 손바닥 정맥을 활용한 본인 확인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
KB국민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일반 점포와 자동화기기(ATM)에 생체인증을 도입했다. 그간 생체인증은 주로 무인점포에서만 이용됐었다.
국민은행은 이달말부터 50여개 영업점과 ATM에서 손바닥 정맥을 활용한 본인 확인 서비스를 시행한다. 다음달에는 전자식 대여금고로도 확장할 예정이다.
손바닥 정맥 인증은 보안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금융권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바이오 인증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바닥 정맥은 사람마다 모두 고유한 특성이 있어 홍채 인증 등 보다 정확성이 높다”며 “특히 정맥이 복잡하게 교차해 위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그밖에 공인인증서와 보안매체를 사용하지 않고 비대면 금융거래를 이용할 수 있는 ‘KB든든간편인증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5년말 무인점포인 스마트라운지에 생체인증 방식을 금융권 최초로 도입했다. 현재 26개의 스마트라운지에서 본인인증 방식으로 손바닥 정맥 인증을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3월 중순 모바일뱅킹에 지문, 홍채 등 바이오정보를 접속한 ‘바이오 공인인증 서비스’를 시행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의 바이오정보를 은행에 보관하지 않고 고객이 소지한 스마트폰의 안전한 보안영역에 보관해 생체정보 제공에 민감했던 고객들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달 중으로는 ATM에 손바닥 정맥 바이오 인증 센서를 부착해 카드 없이 손바닥만으로도 조회, 출금, 이체 등의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시범운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스마트뱅킹에서 지문 인증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스마트뱅킹(원터치개인)의 로그인, 자금이체, 상품신규 등 기존 모든 금융거래에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금융권 최초로 음성인식 뱅킹 서비스인 ‘소리(SORi)’를 출시했다. ‘소리’는 음성과 생체인증만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음성인식 AI뱅킹이다.
다만 여기서 음성인식만으로 본인 확인이 되지 않으며 본인 확인에는 홍채 등 다른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한다.
더불어 조달청과 협력해 지문인증 모바일 전자입찰을 위한 ‘지문인증 스마트카드’를 내놨다. 지문인증 스마트카드는 고객의 지문 및 공인인증서가 집적회로(IC)칩에 등록돼 카드 자체에 있는 지문센터로 신원확인 후 나라장터 전자입찰이 가능하다.
NH농협은행은 스마트뱅킹과 인터넷뱅킹에서 지문 인증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지문인증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올해 1월말 기준 등록 고객 수가 50만명을 넘어서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원큐뱅크’에서 지문, 홍채 인증 등을 통해 금융거래가 가능하며, IBK기업은행 역시 공인인증서를 지문으로 대체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편 삼성전자가 올해초 갤럭시 S8을 출시하면서 금융권 생체인증에 탄력이 붙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여러 은행이 갤럭시 S8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홍채인증 서비스를 출시했다.
SC제일은행도 삼성전자와 제휴를 맺고 갤럭시 S8을 통한 생체인증방식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븐일레븐, ‘핸드페이’ 도입…손바닥 정맥으로 물건값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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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정맥을 이용한 결제서비스 `핸드페이` 등록 장면. |
금융권에 이어 유통업계에서도 생체인증 바람이 거세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과 손잡고 도입한 ''핸드페이Hand pay)''를 도입했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 적용된 기술로 손바닥 정맥을 통해 결제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자신의 손바닥만으로 물건값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처음 ‘핸드페이’에 등록하는 과정만 수행하면 현금, 카드, 휴대폰 등이 필요 없다. 명재선 롯데카드 디지털사업부문장은 "위생상의 문제와 사용의 편의성 측면 등을 고려해 지문이나 홍채가 아닌 손바닥 정맥 인증방식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은 시범 점포 성격이 강해 서비스 대상은 롯데카드 회원으로 한정된다. 세븐일레븐은 2달여간의 테스트를 통해 여타 신용카드 및 교통카드로도 생체인증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SK플래닛은 11번가의 간편결제인 ''시럽페이''에 모바일 지문결제 기능을 탑재했다. 소비자가 카드번호와 지문 정보를 입력한 뒤 ‘시럽페이’를 결제수단으로 선택하면 지문을 대는 것만으로 결제 과정이 끝난다.
특히 지문은 암호화해 보관하는 방식으로 보안 우려를 해소했다. 아직 해당 서비스 시행 초기인 데다 지문인식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의 보급율이 낮아 가입자 수는 많지 않지만 SK플래닛은 지속적으로 생체인증 서비스 확대를 추진 중이다. 다음달에도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생체인증에 대한 소비자들의 보안 우려 등만 확실히 해소되면 이용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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