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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유리천장’ 깬 261번 그녀… 50년 만에 다시 보스턴대회 질주

입력 : 2017-04-18 21:22:39 수정 : 2017-04-18 21: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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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번의 그녀, 42.195㎞를 완주해 세상을 바꾸다.’

1967년 여성으로는 최초로 보스턴마라톤을 완주한 캐서린 스위처(70·사진)가 50년 만에 다시 출발선 앞에 섰다.

미국 CNN방송은 17일(현지시간) 당시 스무 살 나이로 ‘여성에게 금지된 스포츠’에 도전해 완주한 스위처가 50년 전과 같은 261번을 달고 보스턴마라톤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보스턴마라톤 조직위원회는 스위처의 배번 261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겨 기념하기로 했다.


196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보스턴마라톤에서 261번을 달고 경기에 참가한 캐서린 스위처(왼쪽)를 감독관들이 쫓아와 제지하고 있다.
보스턴=BBC캡처
시러큐스대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던 스위처는 1967년 보스턴마라톤 대회에 ‘K V 스위처’라는 가명으로 출전 신청을 했다. 여성의 출전 사실을 몰랐던 보스턴마라톤 조직위는 출발 직후 그녀의 번호표를 빼앗아 레이스를 제지하려 했다. 그러나 동행한 코치 어니 브릭스와 남자친구 톰 밀러의 도움으로 스위처는 4시간20여분 기록으로 완주했다. 여성에게 금지된 코스, 제3자의 도움 등의 이유로 그는 실격 처리됐다.

이 사건의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남성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질주하는 스위처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여성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미국 라이프(Life)지는 이 장면을 ‘세상을 바꾼 100장의 사진’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결국 1971년 제2회 뉴욕시티마라톤은 세계 최초로 여성 참가를 허용했고, 이듬해에는 보스턴마라톤도 여성 참가를 허가했다. 198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이사회는 여자마라톤을 육상 정식종목으로 결정했고 1984년 LA올림픽부터 적용됐다.

스위처는 이후 1975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2시간51분으로 생애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모두 39차례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했다. 세계 각국의 여성들은 그에게 “261이 나를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편지를 보내왔다. 2015년 세계 여성 달리기를 지원하는 자선단체 ‘261 fearless’도 탄생했다. 스위처는 “(여성들이여) 두 걸음 뒤쳐지면 세 걸음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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