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는 전날 오후 ‘2017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 대회’에 참석해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은 자제하고, 사립유치원에 대한 독립 운영을 보장하고 시설 특성과 그에 따른 운영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의 공약에서 ‘단설’에 방점을 찍고 ‘단설유치원 증가 억제’로 인식한 학부모들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분노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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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유치원 총연합회 사립유치원 교육자대회에 참석해 자신의 교육정책을 설명하며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 연합 |
단설유치원은 공립으로서 사립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공립유치원 중에서도 초·중·고교와 함께 운영되는 병설유치원과 달리 단독 부지를 매입해 독립적으로 운영돼 학부모들의 인기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또 2016년 교육통계연보(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단설유치원은 전체 유치원(8987개) 중 3.39%(305개)에 불과해 입원 경쟁률이 매우 높아 ‘하늘에 별따기’라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안 후보와 캠프 측은 발언의 방점은 ‘단설’이 아닌 ‘대형’에 있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캠프 정책실장인 채이배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안 후보는 공립유치원을 축소하자는 입장이 아니다. ‘대형’ 단설유치원에 한해 신설을 자제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채 의원은 “단설(유치원)은 부지 매입, 건설 완료까지 비용·시간이 많이 든다. 특히 대형 단설유치원은 아이들의 통원거리가 멀어진다”며 ‘대형’ 단설유치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안 후보가 병설유치원 6000개 학급을 추가 설치해 공립유치원 이용률을 40%까지 확대하는 공약을 선보였음을 재차 강조했다. 안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큰 틀에서 학부모님들이 걱정하시기보다 앞으로 희망에 차시게 될 것”이라며 공약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해명에도 비판은 줄어들지 않았다.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안 후보의 공약 철회를 요구했다. 연합회는 “(병설유치원 6000개 학급 추가보다는) 저렴한 학비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균등한 교육기회 제공의 장이 되는 공립 단설유치원 확대가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사립유치원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행사에서, 경쟁상대인 공립 단설 유치원 신설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해 아이들의 교육으로 표벌이에 나섰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문 후보 측 수석대변인인 유은혜 의원은 “유치원 추첨 결과에 울고 웃는 서민들의 마음에 대못을 박은 것”이라며 “(사립유치원 측) 표를 의식해 자충수를 둔 안 후보의 모습을 우리 국민들은 기억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동수·김주영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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