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은 오세근(30·안양 KGC인삼공사)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오세근은 2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6∼17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101표 중 65표를 얻어 MVP의 영예를 안았다.
오세근은 올시즌 54경기에 나와 평균 14점 8.4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1∼12시즌 데뷔 이래 처음으로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한 오세근은 팀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센터인 그는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35)과 KGC 골밑을 지키느라 몸싸움 등 궂은 일을 책임졌다.
오세근은 2011년 데뷔 첫해 팀을 정규리그 준우승,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올려놓으며 2011∼12시즌 신인상을 받았다. 오세근은 이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그에게 더 큰 악재는 중앙대 시절 저지른 불법 도박이었다. 그는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가 적발돼 지난 시즌 한국농구연맹(KBL)으로부터 2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오세근은 “수술했을 때보다 징계로 못 나가는 시간이 더 힘들었다. 충분히 반성했다”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MVP로 선정된 오세근(KGC인삼공사)이 27일 열린 2016∼17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올스타전 MVP에 이어 정규리그까지 한 시즌 MVP 2관왕에 성공한 그는 “더 이상 욕심 부리지 않겠다”고 겸손함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 팀이 우승한 다음에 선의의 경쟁자이자 친구인 정현이가 챔프전 MVP를 받았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신인상은 드래프트 3순위로 인천 전자랜드에 입단한 강상재(23)가 95표를 얻어 5표에 그친 최준용(23·서울 SK)을 제치고 수상했다. 강상재는 “농구하면서 좋은 수식어가 따라다닌 적이 없었는데 이 상을 계기로 더 발전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된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밝게 웃었다. 외국 선수상은 리카르도 라틀리프(28·삼성), 감독상은 김승기(45) KGC인삼공사 감독이 차지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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