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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중국] "누군가는 동성애, 삼촌과 이모도 성범죄 가능"…어떤 성교육 교재

입력 : 2017-03-07 10:14:34 수정 : 2017-03-08 04: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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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도 경찰관을 꿈꿀 수 있으며, 우주비행사가 될 수 있다. 남학생 역시 간호사가 될 수 있고,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도 있다."

"집안 어른이 소중한 부위를 보여달라고 할 때는 반드시 거절하고 부모에게 알려야 한다."

중국 명문으로 알려진 베이징사범대 출판부가 최근 초등학교에 배포한 새로운 성교육 교재의 일부 내용이다.

이 출판물을 두고 학부모의 반응은 엇갈린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급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게 못마땅해 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반해 '혁신적이다'라며 반긴 이들은 요즘 세대는 예전보다 훨씬 개방적인 만큼 이른 나이에 성을 가르쳐야 각종 위험으로부터 자녀들을 지킬 수 있다고 맞선다.

 

중국 베이징사범대 출판부가 최근 배포한 초등학교 4학년 성교육 교재의 일부 단원. 이 단원은 동성애를 삽화로 다루고 있다. 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중국 베이징사범대 출판부가 최근 배포한 초등학교 2학년 성교육 교재의 일부 단원. 이 단원은 삽화를 통해 여학생도 경찰이나 우주비행사가 될 수 있고, 남학생 역시 간호사나 유치원 교사가 될 수도 있다고 가르친다. 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지난 6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와 인민망 등 외신들에 따르면 베이징사범대의 교재는 전반적으로 성 평등을 강조하고, 기존 남녀 직업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질 수도 있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이 교과서가 논란을 빚은 것은 삽화 등을 통해 성관계를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감한 동성애까지 소재로 다룬 데서 비롯됐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아이를 한 학부모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교재의 일부 내용을 사진에 담아 올리면서 찬반 격론이 촉발됐다.

이 학부모는 처음 책을 본 뒤 가짜 교재가 아닐까 의심했다고 한다. 그는 “정말 이런 책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느냐”며 묻고는 “보는 내내 얼굴이 붉어져 말을 할 수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중국 베이징사범대 출판부가 최근 배포한 초등학교 2학년 성교육 교재의 일부 단원. 이 단원은 삽화로 남녀의 성관계와 성기 구조 등을 알려준다. 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실제로 2학년 교재는 그림으로 성관계 중인 남녀와 성기 구조를 보여주고, 자궁으로 몰리는 정자 등을 표현했다.

교재는 또 성범죄 가해자는 남녀 모두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 예로 옷을 갈아입는 걸 도와주겠다는 삼촌과 성기가 얼마나 컸는지 보자며 바지를 내려보라는 이모를 삽화에 담았다. 그럴 때는 반드시 부모에게 알려야 한다고도 당부한다.

 
중국 베이징사범대 출판부가 최근 배포한 초등학교 2학년 성교육 교재의 일부 단원. 이 단원은 성범죄 가해자는 남녀 모두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 예로 옷을 갈아입는 걸 도와주겠다는 삼촌과 성기가 얼마나 컸는지 보자며 바지를 내려보라는 이모를 삽화에 담았다. 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교재에 비판적인 이들은 “2학년 아이가 배울 수준을 넘어섰다”고 입을 모은다. 삽화를 본 아이가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판부를 칭찬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들은 “시대가 바뀌었다”며 “이런 내용은 일찍 가르쳐야 아이들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고 반겼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교재가 다루는 내용은 깊어진다. 4·5학년 교재는 동성 친구를 사랑할 수도 있다고 알리고는, 그 예시로 나무 아래 함께 누운 남학생, 잔디밭에서 무릎 베개를 한 여학생 커플을 삽화로 그려넣었다. 나아가 6학년 교재는 동성 친구와 성관계를 맺을 때는 꼭 피임기구를 써야 한다고 일러준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당한 딸을 달래는 가족과 어떤 연예인이 양성애자라면서 소곤대는 아이들의 모습도 이미지로 담았다.

 
중국 베이징사범대 출판부가 최근 배포한 초등학교 고학년용 성교육 교재의 일부 단원. 이 단원은 동성 간 교제와 결혼 등을 삽화로 다룬다. 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중국 베이징사범대 출판부가 최근 배포한 초등학교 4·5학년 성교육 교재의 일부 단원. 이 단원은 나무 아래 함께 누운 남학생, 잔디밭에서 무릎 베개를 한 여학생 커플을 삽화로 그려넣었다. 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새 교재를 반긴 현지의 한 교육 전문가는 “낙태 광고가 널린 마당에 교재가 너무 나갔다는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며 “그들은 어렸을 적 제대로 성교육을 받지 못한 게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성교육은 아이들을 위험한 상황에서 보호해준다”며 “숨기지 않고 양지로 드러낼 때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재에 비판적인 이들은 출판부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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