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FNN이 입수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아키에 여사는 2014년 4월 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이 운영하는 오사카의 유치원을 방문했다. 이 유치원은 아이들에게 메이지 시대의 ‘교육 칙어’를 암기하게 하고 군가를 부르게 하는 등 ‘애국심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극우 성향의 교육을 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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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교육을 하는 유치원의 원생들이 “아베 총리를 열심히 지원하라”고 말하자 “감동했다”며 눈물을 보이는 아키에 여사. FNN캡처 |
지난해 이 유치원의 운동회 영상에서는 일장기를 들고 군인이 행진하듯 입장한 어린이들이 선서문을 낭독하는 장면이 있었다. 당시 아이들은 “아베 총리 힘내라, 안보법 국회 통과 잘했다” 등을 외쳐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한 교육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가고이케 이사장은 자신이 아베 총리를 존경해 시킨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이 학교법인은 일본 국회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4월 개교 예정인 초등학교 부지로 이 학교법인이 국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국가가 받은 돈은 200만엔(약 2000만원)에 불과해 ‘정치인의 힘이 부당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애초 이 부지의 감정평가액은 9억5600만엔이었으나 정부는 쓰레기 처리비를 8억2200만엔으로 산정해 1억3400만엔으로 깎아줬다. 그러나 쓰레기 처리비 산정 기준이 불투명하다. 게다가 토양 오염 제거비로 1억3176만엔을 정부가 보조비로 지급했다. 이에 따라 실제로 학교법인이 부지 매입에 들인 돈은 200만엔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이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을 맡고 있던 아키에 여사는 최근 사임했다. 이 학교는 ‘아베 신조 기념 초등학교’ 이름으로 기부금 모금 활동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자민당 소속 고노이케 요시타다(鴻池祥肇) 참의원(전 방재상)은 가고이케 이사장으로부터 200만엔의 정치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고노이케 의원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기부금도 돌려주는 것을 검토학ㅆ다고 밝혔다. 그는 가고이케 이사장 부부가 2014년 4월쯤 자신을 찾아와 종이 봉투를 내밀면서 “이것으로 부탁한다”고 말했으나 돈이 든 것으로 판단해 받지 않고 되돌려줬다고 말했다.
고노이케 의원실에서 작성한 면담 기록에는 가고이케 이사장이 “정치력으로 결론이 나오게 해주길 바란다”, “토지평가액 10억엔은 너무 비싸다” 등을 언급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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