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두준 이기광 양요섭 용준형 손동운 등 5명은 전 소속사 큐브 측과 그룹명 사용을 위한 협상을 벌여오던 중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았기 때문.
큐브 측에서 갑자기 멤버 중 홀로 남은 장현승을 포함해 3인조 비스트를 결성하겠다고 깜짝 발표함으로써 양측 협상은 수포로 돌아갔다. 큐브 측은 기획사 설립자인 홍승성 회장 명의로 새로운 비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비스트 멤버였다가 큐브를 떠난 5명은 ‘비스트’라는 그룹명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이들은 그래도 ‘비스트’라는 국내 상표권을 갖고 있는 큐브 측을 상대로 계속 협상을 벌여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비스트가 전속계약 만료 시점 즈음 큐브 경영진 간에 내분에 휩싸였고 당시 홍승성 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더 이상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며 떠나 있었기에 이런 사태가 초래되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점쳐 본다.
잠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홍 회장은 기획사 내부에 발생한 분쟁으로 인한 사퇴로 비춰져 당시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런 와중에 포미닛도 해체됐고 비스트 멤버 5명도 회사를 떠나 새 기획사 어라운드어스를 설립했다. 이들은 기존 비스트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판단 하에 큐브 측과 계속 협상을 벌여왔고 그사이 홍 회장은 다시 큐브 회장으로 복귀했다.
비스트는 사실 홍 회장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홍 회장은 매니저부터 시작해 JYP엔터테인먼트 수장으로 있을 당시 월드스타 ‘비’와 원더걸스 등을 배출해 내는 등 가요계에서 ‘스타제조기’ 음반제작자로 유명하다.
2008년 4월 큐브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비스트를 지금의 스타그룹으로 키운 것도 바로 홍 회장이다.
그만큼 큰 애착을 갖고 있는 그가 자신 명의로 새로운 비스트를 결성한다고 의사를 밝힌 것은 이미 떠난 5명에게 종전 비스트 그룹명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일침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쩌면 홍 회장은 그룹명 사용보다는 전속계약 만료로 떠난 5명이 다시 큐브로 돌아와 비스트가 다시 예전처럼 왕성하게 활동하기를 바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다시 합쳐질 수 없는 현실에 놓여있다. 팬들은 ‘두 개의 비스트’가 생기는 당혹스런 상황을 맞자 큐브에 비난을 퍼붓고있다.
기존 비스트는 예측하지 못한 발표에 당황했고 작년 팀에서 탈퇴한 장현승 조차 이 같은 ‘무리수’에 화가 난 눈치다. 어쨌든, 이미 큐브와 결별한 이들 5명은 “기존의 비스트가 아니면 다른 그룹명은 의미가 없다”며 계속 큐브 측과 비스트 사용 문제를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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