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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 상태 통화 스와프… 외환시장 안전장치 취약해져

입력 : 2017-01-19 21:06:18 수정 : 2017-01-19 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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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통화스와프 협상 중단… 중국과는 10월 만기/미 새 정부 출범 환율 변동성 커져/도이체방크 “한국 달러 유동성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정부 출범을 앞두고 환율시장이 출렁거리고 있지만 외환시장 안전판인 통화 스와프가 교착 상태여서 시장의 불안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보유액이 부족할 경우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 혹은 달러를 차입해 외환시장 대표적 안전판 역할을 한다.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은 부산 일본 영사관 소녀상 문제로 중단된 상태다. 그렇지만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지난 17일 “이런 상황에서 (먼저 재개) 요청은 안 할 것"이라고 응수, 한·일 통화스와프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한·일 통화스와프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배경은 트럼프 취임으로 꼬리위험(예측하지 못한 위험)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자산운용사 핌코는 자사 블로그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거대한 꼬리위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예측하지 못한 위험인 꼬리위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 의미”라며 “안전장치로서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당장 외부에서도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11월 한국 등 아시아 신흥시장이 심각한 달러 유동성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3711억달러로 지난해 9월 3777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석 달 연속 감소했다. 한편 12월 말 기준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1조2169억달러로 한국 외환보유액의 3배를 웃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올해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통화스와프가 더 절실해졌다.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인 강명헌 단국대 교수(경제학과)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한국은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한다”며 “우리가 기준금리를 동결만 해도 금리차로 인해 자본유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도 “미국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에 있는 상당한 양의 달러 자산들이 미국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안전장치로서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으로 중국과 관계가 소원해진 대목도 한·일 통화스와프가 필요한 이유다. 19일 기준, 한국이 맺은 양자 통화스와프를 국가는 중국(560억달러), 호주(45억달러), 인도네시아(100억달러)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다. 유사시 달러를 차입할 때 중국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자간 통화스와프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기금(CMIM) 2400억달러 중 한국이 16%에 해당하는 384억달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유사시에 활용할 수 있지만 회원국 동의가 필요해 실효성이 떨어진다.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도 오는 10월 만기를 앞두고 있어 재협상을 하는 상황이다. 다만 사드문제로 연장 협상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16년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하루 동안 원·달러 환율의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를 나타내는 ‘일중 변동폭’은 지난해 평균 7.5원(변동률 0.65%)으로 2015년에 비해 변동폭이 0.9원 확대됐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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