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수입 법인차 중 1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 판매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억원 이상 수입 법인차 판매는 1만5103대였으며, 이는 전년대비 17.8% 급감한 것이다. 1억원 미만 수입 법인차도 6만5293대로 15.1% 감소했다. 반면 수입차 개인 판매는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수입차 개인 판매 대수는 14만488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을 뿐이다. 특히 1억원 이상 수입차의 개인 구매 대수는 5279대로 전년보다 17.9%나 증가했다.
이는 차량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고가 수입차를 업무용으로 등록하던 상당수 소비자들이 개인차 등록으로 선회했음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지난해 관련 법을 개정해 개인 사업자 명의로 업무용 차를 구매할 경우 연간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구입비 상한선을 800만원으로 제한했다. 또 구입비와 유지비를 합해 1000만원 이상을 비용으로 인정받으려면 운행일지를 작성해 입증하도록 규제했다. 이전에는 5년에 걸쳐 차량 구입비 전액을 비용으로 인정받고 연간 유지비에 제한도 두지 않았다.
수입차 시장의 ‘큰손’은 30, 40대 소비자로 파악됐다. 연령별 판매량을 보면 30대(5만5356대)가 38.2%로 가장 많았다. 40대 4만2592대(29.4%), 50대 2만4027대(16.6〃), 20대 1만1337대(7.8〃), 60대 9455대(6.5〃), 70대 이상 2075대(1.4〃) 순이었다.
국가별 브랜드로는 영국과 일본산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재규어, 랜드로버 등 영국 브랜드와 도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가 ‘디젤 게이트’로 주춤했던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의 빈자리를 메웠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영국산 차 판매량(2만3254대)은 전년 대비 29.7%, 일본산 차 판매량(3만5429대)은 22.2% 각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업무용차 과세 강화 영향으로 고가 수입 법인차 판매가 급감한 것을 보면 그동안 무늬만 업무용차가 얼마나 많았는지 알 수 있다”며 “고가 수입차 개인 판매가 늘어난 점을 볼 때 ‘공평 과세’ 실현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yg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