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번역원은 해와 달,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 등 칠정(七政)의 움직임을 우리나라 환경에 맞춰 추산하는 방법을 설명한 책인 ‘칠정산내편’(전 2권)의 번역본을 펴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천문학자인 유경로·현정준·이은성은 1974년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제156∼158권에 실려 있는 ‘칠정산내편’을 함께 번역한 바 있다.
이번 번역본은 한영호 건국대 교수, 이은희 연세대 천문대 선임연구원, 강민정 전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 수석연구원이 우리말로 옮겼다. 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 수업을 듣고 전통 천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단어로 번역했고, 원문 해석뿐만 아니라 해설과 수식을 적용한 예를 함께 수록한 것이 특징이라고 고전번역원은 설명했다.
책은 역일(曆日), 태양(太陽), 태음(太陰), 중성(中星), 교식(交食), 오성(五星), 사여성(四餘星) 등 7개 장으로 구성된다.
강민정 전 수석연구원은 “15세기 동아시아에서는 모두 중국이 만든 역법을 받아들여 달력을 만들었다”며 “칠정산내편은 조선의 과학기술이 뛰어났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칠정산내편이 간행되면서 일식, 월식, 절기 변화 등 다양한 천문현상을 베이징이 아니라 한양을 기준으로 계산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