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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를 바라보는 경제전문가 100인은 근심과 걱정이 가득했다. 박근혜정부가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던 ‘창조경제’는 신기루였다. 성장동력을 상실한 한국경제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도 2% 성장조차 간당간당하다. 세계경제의 회복흐름에도 올해 우리 경제는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국경제가 갈 길을 몰라 멈춰 있는 지금도 성장의 ‘골든타임’이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세계일보는 지난달 1∼13일 민간 경제전문가 100명과 정부관료 및 한국은행 간부 20명에게 한국경제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물었다. 이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양극화나 가계부채가 아닌 ‘성장동력의 부재’를 꼽은 점이다. 전문가의 43%(50명·16건 복수응답)가 성장동력 부재를 꼽았고 저성장도 13%였다. 반면 경제불평등 심화 등 양극화와 가계부채는 각각 16%, 7%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우리 경제의 최대 과제를 분배가 아니라 성장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기실 한국경제는 1970년대 이후 산업화의 길을 걸으면서 고비 때마다 대박산업이 등장해 고성장을 주도했다. 산업화 초기 가발, 신발과 같은 경공업부터 조선, 자동차 등 중공업을 거쳐 휴대전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이 대표적이다. 이제 그 동력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잠재성장률마저 2%대로 주저앉았다. 전문가 중 무려 80명(2.5∼2.9% 68명, 2.0∼2.4% 12명)이 2%대라고 답했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금융경제학과)는 “노령화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급격하게 약화됐다”며 “4년 전 박근혜정부 출범 때만 해도 3%로 꼽으면 상당히 낮게 본다고 평가받았는데, 그간 소득 수준이 나아진 것도 아니고 한마디로 지지부진했다”고 꼬집었다.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경영대·전 한국금융학회장)도 “올해는 대내외적 충격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일시적인 위기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내부적으로는 경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다 가계부채 문제도 있고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것까지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황계식 기자, 경제부 종합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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