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계는 납입금이 월 3천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계 모임 가운데 액수가 국내 최고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계 모임 회원들의 곗돈을 빼돌려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등으로 강남의 한 낙찰계 계주 윤모(60·여)씨를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수서서에는 현재까지 계원 5명이 윤씨에게 곗돈 12억원을 떼였다며 고소장을 냈고, 이 중 한 명은 곗돈과 별도로 윤씨에게 빌려준 10억원도 못 받았다고 고소했다.
피해자들은 2015년 무렵 윤씨의 계에 돈을 부었지만, 이후 윤씨가 곗돈을 갖고 잠적해 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씨의 계는 '번호계'와 '낙찰계' 이며 월 1천400만원에서 3천100만원씩 붓는 형태다. 지금까지 알려진 계 모임 중 국내 최대급 규모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피해가 접수된 윤씨의 계는 2개로, 계원 14∼16명이 곗돈을 나눠내 매달 5억원을 만드는 계와 2억원을 만드는 계라고 경찰은 전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과 '엘시티' 이영복 회장이 가입했다는 '강남 황제 친목계'도 월 불입금은 이에 못 미치는 1천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강남 귀족계로 유명했던 낙찰계인 다복회의 계주를 지냈으며, 경기 불황이 한창이던 2008년 무렵 곗돈을 떼어먹었다가 붙잡혀 복역까지 한 인물이다.
당시 다복회 규모는 1천억원대, 계원이 수백명에 이른다는 소문이 나돌아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했다.
윤씨는 계원 148명에게서 374억원을 받아놓고서 곗돈을 제대로 주지 않은 혐의 등으로 2009년 구속기소 돼 징역 1년 6개월 형을 받았고, 이후 별건으로 추가 기소돼 징역 2년형을 더 선고받았다.
출소 후 윤씨는 다시 강남 부유층을 상대로 계를 조직해 운영하다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 결국 덜미를 잡혔다.
이번 사건 피해자들은 윤씨가 운영한 계 규모가 1천억 원대 이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현재까지 계의 규모가 수십억원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윤씨가 '돌려막기'식으로 곗돈을 지급해 주로 곗돈 타는 순서가 뒤쪽인 후순위 계원들이 피해를 봤으며,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곗돈을 주지 못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처음부터 곗돈을 떼어먹으려 한 것은 아니다"라며 "경제 사정이 어려워져서 곗돈을 주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윤씨가 일부 계원들에게는 정상적으로 곗돈을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조만간 검찰과 협의를 거쳐 윤씨의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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