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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하늘의 어제와 오늘 1952년 12월 스모그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런던 거리에서 교통정리 담당자가 손전등을 들고 버스가 갈 길을 밝히고 있다(왼쪽). 런던 시민들이 지난달 7일 중심가인 스트랜드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런던=정선형 기자·영국기상학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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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2년 12월 스모그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런던 스트랜드 거리에서 런던 경찰이 버스가 갈 길을 밝히기 위해 불을 들고 서 있다. 영국기상학회 제공 |
런던스모그가 일어난 지 6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런던의 대기질은 크게 개선됐다. 런던 중심에 위치한 트래펄가 광장과 광장에서 이어진 스트랜드 거리는 지난달 방문 당시 매우 쾌청한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미세먼지 농도도 23㎍/㎥에 불과해 국내 기준으로 ‘좋음’ 수준을 보였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영국 정부가 1956년 만든 ‘대기청정법’(Clean Air Act)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이 법은 공장, 기차 등 공공시설에서부터 일반 가정에서 때는 석탄연료까지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매연감독관(Smoke Inspector)을 임명해 과도한 매연을 내뿜은 공장이나 가정을 규제해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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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2년 12월 스모그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런던 거리에서 교통정리담당자가 손전등을 들고 버스가 갈 길을 밝히고 있다. 영국기상학회 제공 |
영국 정부는 대기청정법에서 나아가 2020년에는 대기오염이 심각한 5개 도시에 ‘대기청정구역’(Clean Air Zone)을 설치할 예정이다. 5개 도시는 리즈 버밍햄 노팅엄 더비 사우샘프턴이다. 이 지역에서는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노후 버스 등 교통수단을 운행할 수 없다. 개인 차량은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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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시민들이 지난달 7일 중심가인 스트랜드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런던=정선형 기자 |
영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기청정법 60주년을 맞아 왕립외과협회(Royal College of Physician)를 중심으로 ‘실내 대기오염’에 대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를 맞은 스티븐 홀게이트 RCP 석좌교수는 “대기청정법을 만든 후 60년간 대기오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연구했다”고 밝히며 “대기오염은 체내에 축적되는 방식이라 한번 오염물질을 흡입하면 이 물질이 지속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또 기술 발달에 따라 대기오염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어 그 시대에 맞는 오염방지 방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런 노력에도 영국 시민들은 정부가 대기질 개선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붓길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과거 대기오염에 따른 만성질환으로 사망한 런던 시민이 수천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돼, 이에 대해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런던 해크니 지역에 위치한 공익법률시민단체 ‘클라이언트어스’(ClientEarth)는 3년 전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한 뒤 올해부터 2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1차 소송에서 패소한 정부가 법원이 제시한 개선안에 따라 대기오염을 줄여나가야 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못해 2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지난달 사무소에서 만난 클라이언트어스의 활동가 안드리아 리(43·여)는 “정부가 독일 자동차 회사 폴크스바겐이 연비를 조작한 사건이 불거져 이 때문에 개선안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깨끗한 공기를 위해 계속 정부를 법률로써 압박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학계에서는 관련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RCP의 홀게이트 교수는 “대기오염을 방지하는 방법은 단순히 오염물질을 규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반 시민들의 체력 증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런던에서 일고 있는 자전거 타기 운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의사이기도 한 그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살이 쪘다고 불평하기보다 걷고, 자전거를 타면서 환경을 지키는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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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3년 11월 도시노동자들이 오염된 공기를 걸러내기 위한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가디언 제공 |
“한번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이는 그 사람의 평생에 영향을 미칩니다. 공기가 맑은 곳으로 이주해도 소용이 없죠.”
지난달 영국 런던 왕립외과협회(Royal College of Physician)에서 만난 스티븐 홀게이트(Stephen Holgate·아래 사진) 석좌교수는 지난 2월 자신이 발표한 논문 ‘매일 우리가 쉬는 숨: 대기오염의 생애주기 영향(Every breath we take: the lifelong impact of air polution)’을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홀게이트 교수는 영국 정부의 ‘대기청정법’이 시작된 지 60주년을 맞는 올해를 위해 2년여간 이번 논문을 준비했다. 60년 전 런던스모그를 비롯한 오염된 공기 속에서 살던 사람들과 반대로 깨끗한 환경에서 살던 사람들을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한번 대기오염으로 피해를 본 신체는 깨끗한 공기가 있는 지역에 가더라도 쉽게 나아지지 않는 만성적 질환을 겪게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런 연구 결과 때문에 홀게이트 교수는 “대기오염 방지 방안을 좀 더 실생활에 밀접한 분야를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외부의 대기오염에 비해 실내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점을 염려했다.
그는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 대책 수립 △전문가와 일반인에 대한 교육 강화 △차량용 친환경 대체연료 개발 △오염발생자에 책임부과 △대기환경 감시시스템 도입 △대기오염 악화 시 시민보호 대책 마련 △불공평 해소 △노약자 보호 등 총 14가지 권고사항을 논문을 통해 밝혔다.
1980년대 초를 시작으로 한국을 수차례 방문한 그는 “한국의 전통가옥이 실내 대기오염을 방지하는 데 가장 적합한 구조를 띠고 있다”며 “각각 분리된 공간을 두고 있는 데다가 문을 열면 환기하기 좋은 구조이기 때문에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런던=글·사진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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