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로 선포된 3일 오후 6시쯤. 청와대와 불과 100m 남짓 떨어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 도로를 가득 메운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과 시민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국민들의 목소리가 박 대통령의 귀에 들릴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있는 힘껏 구호를 외치며 촛불 민심에 역행하는 박 대통령을 규탄했다.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이 3일 오후 청와대와 100m 남짓 떨어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 도로 위에 주저앉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이날 자리에는 4·16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협의회(4·16 가족협의회) 소속 희생자와 미수습자, 생존자 유가족 100여명이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한목소리로 박 대통령의 퇴진과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세월호 선체의 조속한 인양을 촉구했다. 행진 선두에 섰던 일부 유가족은 청와대가 코앞이라는 말에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오열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제6차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청운동 일대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횃불을 치켜들고 있다. 이창수 기자 |
전 위원장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단원고 2학년 4반 김동혁군 어머니도 “2년7개월 넘게 싸워서 온 데가 여기까지다. 청와대가 그렇게 먼 곳이냐”면서 “박 대통령이 대구 서문시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울었다는데 자식 잃은 부모보다 더 슬플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군 어머니는 “자식을 잃고 미래가 없는 부모들이지만 국가와 남은 아이들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 (국민들이) 세월호 유가족이 그만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군 어머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응원의 박수와 함성이 이어졌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가운데 우뚝 서 있는 석고상은 세월호 미수습자를 표현한 것이다. 이제원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제6차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일대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피켓을 뒤집어 들고 있다. 이창수 기자 |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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