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윤석열 검사, '박근혜 게이트' 특검 선봉장 맡나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최순실 게이트

입력 : 2016-12-01 15:02:00 수정 : 2016-12-01 14:33:37

인쇄 메일 url 공유 - +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하다 박근혜정권에 밉보여 유배 보내져 / 일찌감치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현 정권에 우회적 비판

 ‘비운의 검객’ 윤석열(56·사진) 검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를 밝히기 위한 특별검사팀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정권 탄생의 시발점이 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저질러진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다가 박 대통령에게 밉보여 ‘칼자루’를 빼앗긴지 꼭 3년 만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64) 특별검사는 1일 현재 대전고검에 재직 중인 윤 검사를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파견해줄 것을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정식으로 요청했다. 법무부·검찰은 특검 수사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인 만큼 윤 검사의 특검팀 근무는 곧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역린 건드렸다 유배 가

 윤 검사의 특검팀 파견은 이미 예정된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박 특검이 2005∼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재직하며 당대의 ‘특수통’ 검사들을 휘하에 거느리던 시절 윤 검사도 그중 한 명이었다. 박 특검은 옛 부하인 윤 검사를 “고집이 세고 소신이 강하며 수사력이 있다”고 높이 평가한다.

 윤 검사와 박 대통령의 ‘악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검찰은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 직원들이 온라인 기사 등에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악성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선거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다.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서울중앙지검 내에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윤 검사를 팀장에 임명했다.

 윤 검사는 옛 대검 중수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거쳤다. 동료와 선후배 검사들 사이에 ‘당대 제일의 특수통 검사’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경력이었다.

 윤 검사는 선거법 위반 수사 전문가로 꼽히는 박형철 검사(현 변호사)를 부팀장으로 기용하고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맹렬히 수사했다. 그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데 주력했다. 국가 정보기관 책임자가 대선 당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다면 국기문란 행위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자칫 박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2012년 대선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내가 댓글 때문에 당선이 됐다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 당시 검찰은 극심한 내분을 겪었다. 수사를 지휘했던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사진은 같은해 10월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 지검장(왼쪽)이 윤 팀장(오른쪽)의 ‘항명’ 발언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 세계일보 자료사진
 당황한 청와대와 국정원 측은 즉각 역습에 나섰다. 2013년 9월 수사의 총책임자라고 할 채 총장이 ‘혼외자’ 파문에 휩싸여 낙마했다. 10월에는 윤 검사가 수사 상황을 검찰 지휘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에서 배제됐다. 수사 과정에서 윤 검사와 충돌을 빚은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눈물을 흘린 뒤 스스로 검찰을 떠났다. 윤 검사가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긴 것도 그 국감 때의 일이다.

 비극은 계속됐다. 법무부는 윤 검사와 박 검사에게 각각 정직 1개월,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후 둘은 수사권이 없는 지방 고검을 전전했다. 윤 검사의 경우 대구고검을 거쳐 대전고검으로 발령이 났다. 그래도 윤 검사는 검찰 조직에 남는 길을 택했지만 박 검사는 대전고검에 이어 부산고검 발령을 받자 더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냈다. 검찰 관계자들 사이에선 “박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가 유배를 간 것”이란 말이 흘러나왔다.

 지난 10월 박 대통령의 비리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직후 특검 가능성이 거론될 때부터 윤 검사 이름은 수많은 국민들 입에 오르내렸다. 박근혜정권의 선거법 위반 의혹을 파헤치다가 좌천된 윤 검사야말로 박근혜정권의 뇌물수수 등 비리 의혹을 수사할 적임자라는 이유에서다. 일찌감치 박 대통령의 ‘치부’를 들여다본 윤 검사가 옛 상관인 박 특검과 함께 어떤 성과를 낼지 온국민이 주목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