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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의우주여행] 해가 가장 일찍 지는 때는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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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24 20:49:24 수정 : 2017-02-03 14: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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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아닌 12월 초 일몰 가장 빨라
일출 시간은 1월 초순이 제일 느려
요즘 들어 부쩍 밤이 길어진 것을 느낄 것이다. 1년 중 해 지는 시간이 가장 빠를 때가 바로 12월 초순이다. 야외에서 오후에 운동을 하는 사람은 이 현상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지(冬至)에 해가 가장 일찍 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낮이 가장 짧은 날은 동지가 맞지만, 일출이 가장 느리고 일몰이 가장 빠른 날은 동지가 아니다. 일출과 일몰 시간이 바뀌는 것은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태양의 고도가 변하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지구의 공전 속도가 변하기 때문이다.

우선, 지구는 자전축이 23.4도 기울어진 상태로 태양을 공전한다. 북반구를 기준으로 여름에는 자전축이 태양 쪽으로 기울면서 태양의 고도가 높아지고, 반대로 겨울에는 자전축이 태양에서 멀어지면서 태양의 고도가 낮아진다.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면 해는 늦게 뜨고 일찍 지게 된다. 즉, 일출 시간은 느려지고, 일몰 시간은 빨라진다. 태양의 고도는 물결(∽, 사인 곡선) 모양으로 변하기 때문에 일몰 시간이 빨라지는 효과는 동지가 가까울수록 작아진다.

또한, 지구는 타원 궤도를 따라 태양을 공전한다. 지구가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때를 근일점이라고 하고, 가장 멀어질 때를 원일점이라고 한다. 지구가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태양의 중력과 같은 크기의 원심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근일점 부근에서는 태양의 중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기에 그만큼 공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원심력도 커진다. 지구의 근일점은 1월 초순이고, 원일점은 7월 초순이다. 이에 지구의 공전 속도는 1월 초순에 가장 빨라지고, 7월 초순에 가장 느려진다. 지구는 매일 1도 정도씩 태양둘레를 공전하기에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이 다시 원래의 위치에 오기 위해서는 1도 정도 더 자전을 해야 한다. 실제로 지구가 별을 기준으로 360도 자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항성일)은 23시간 56분 4초이다. 그런데 지구가 태양에 가까이 가는 1월 초순에는 지구의 공전 속도가 빨라지기에 하루에 공전하는 각도가 1도를 넘어선다. 즉, 근일점 부근에서 지구의 공전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는 일출과 일몰 시간 모두를 느리게 한다. 결국 이 두 가지 효과가 합쳐져서 일몰 시간이 가장 빨라지는 때가 12월 초순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출 시간의 변화를 보자.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는 것과 태양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은 모두 일출 시간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 동지가 지나면서 태양 고도가 높아지지만 그로 인해 일출 시간이 빨라지는 효과는 한동안 매우 작다. 태양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일출이 늦어지는 효과는 1월 초순이 최대이다. 결국 두 가지 효과가 합쳐져 일출 시간은 1월 초순까지 계속 느려진다. 낮 시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의 시간이다.

일출 시간은 1월 초순이 가장 느리고, 일몰 시간은 12월 초순이 가장 빠르지만, 그 간격은 동지 때가 가장 작다. 결국 낮이 가장 짧은 동지에 해가 가장 일찍 지는 것은 아니다.

우주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고 규칙적으로 움직인다. 이런 우주의 규칙을 이해하고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과학의 힘이다. 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지만, 그 새벽이 오는 시간을 예측하는 것은 과학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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