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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동성결혼 합법화 사안 ‘국민투표’에 붙여야”

입력 : 2016-11-21 21:01:56 수정 : 2016-11-21 21: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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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의회, ‘동성결혼 합법화’ 표결 2017년 2월 예정 ‘동성 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1만여명의 타이완 국민들이 국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고 차이나포스트 등 외신들이 지난 17일 전했다.

시위대는 17일 아침 7시(현지 시간)부터 수도 타이베이의 국회 의사당(입법원) 앞에 모여 시위를 시작했는데, 해당 상임위원회인 기획위원회가 ‘동성 결혼 합법화’를 위해 제출된 민법 개정 법률안 4건 중 2건을 심의하기 위해 아침 7시에 소집됐기 때문이다.
‘동성 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타이완 국민 1만여명이 지난 17일 의사당 밖에서 국민투표 실시와 공청회 개최를 요구하며 시위를 가졌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후 늦게 두 차례의 공청회 개최에 합의했다. (사진=HKFP 홈페이지 캡처)
이날 시위를 조직한 ‘가정의 수호를 위한 타이완 종교 연맹’은 “결혼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라는 근본 개념이 변경돼선 안 된다”면서, “법률로 결혼을 규정하는 방식은 전국민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여당인 민주진보당(DPP)의 주도로 진행되는 이번 ‘동성결혼 합법화’를 “성급한 입법 절차다”고 비난하면서, 의회가 법률 개정안 심의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이번 사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거나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혼과 가정, 국민들이 결정케 하자”는 구호가 적힌 스티커를 붙인 흰색 옷을 입고 모인 시위대는 “다음 세대의 행복을 위해 나서자”, “모든 아이들은 한 명의 어머니와 한 명의 아버지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 등의 구호를 외쳤고, 시위에 참석한 한 교사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결혼 제도가 파괴되길 우리는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공청회 개최 건을 논의하던 법제사법위원회가 정오쯤에 5 대 4 표결로 부결시키자 야당인 국민당 소속 의원들이 “공청회 없이는 토론을 위한 어떠한 기회도 없다”고 반발하며 법안 심의 절차를 전면 거부하고 나섰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시위대는 ‘밀실 투표’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의사당 밖 대로를 점거했으며 시위대 중 일부는 의사당 담장을 넘어 진입해 연좌농성을 벌였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후 늦게서야 민법 개정안 심의를 잠정 중단하고 두 번의 공청회를 먼저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시위대는 6시간 동안 지속한 의사당 앞 도로 점거를 풀었다.

이번 타이완 의회의 ‘동성 결혼 합법화’ 표결 시도는 2013년에 기독교 단체들 주도의 국민청원으로 무산된 뒤로 두 번째다. 올해 법안 심사는 모두 세 번의 심의를 거쳤으며 다음 달 최종 수정안 대안의 본회의 제출이 예정돼 있었다. 타이완은 이 법안을 내년 2월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경우 아시아 최초의 ‘동성 결혼 합법화’ 국가가 된다.

한편, 이날 의사당 앞 1만 시위대 옆에서는 무지개 깃발을 든 소수의 동성 결혼 지지자들이 모여 민법의 결혼 관련 조항들에서 ‘남자와 여자 당사자들’이라는 문구를 ‘두 당사자들’로 바꾸고, 동성 커플의 아이 입양을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손인철 기자 jknewsk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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