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재편을 정책 목표로 삼은 이번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단기 투자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실생활과 밀접한 역세권이 전문가·업계 관계자 등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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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서울 25개구 전체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삼고 있다. 이 지역에는 기존 가구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했던 것과 달리 이제 가구주만이 할 수 있게 된다. 또 5년 이내 다른 주택에 당첨된 사람이나 2주택 이상 소유자도 1순위 청약이 불가하다. 서울에서 이전에 당첨된 이력이 있는 가구 구성원은 당첨이 3∼5년간 금지된다.
투기과열이 우려되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소유권 이전 등기 전까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됐다. 다른 서울 지역도 기존 6개월에서 1년6개월로 전매제한 기간이 대폭 연장됐다.
이 같은 조치는 서울의 1순위 청약통장 보유자들이 좀 더 신중하게 단지를 고를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수요자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요소가 역세권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 전 지역이 규제대상지역에 포함돼 사실상 한 가구에서 한 번의 당첨 기회밖에 없는 만큼 보다 철저하게 단지를 분석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며 “역세권은 교통과 상권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 많기에 주택 수요자들이 우선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대책 발표 전이었지만 삼성물산이 올해 3월, 6월에 각각 분양한 서울 강남 개포지구 일대의 ‘래미안 블레스티지’와 ‘래미안 루체하임’은 역과의 거리에 따라 청약 성적이 큰 차이를 나타냈다. 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분당선 대모산입구역이 근방에 있는 래미안 루체하임은 당시 263가구에 1만3159명의 1순위자가 몰려 5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역과의 거리가 좀 더 먼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317가구에 1만660명(33대 1)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실제 올해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 중 반경 500 내 역이 있는 역세권 아파트들이 적지 않다. 롯데건설이 이달 종로구 무악2구역에서 분양하는 ‘경희궁 롯데캐슬’(투시도)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이 바로 앞에 있다. 지하 2층∼지상 16층, 4개동, 전용면적 59∼110㎡, 총 195가구 규모로 이 중 11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같은 시기 GS건설이 마포구 대흥2구역 재개발사업 통해 분양하는 ‘신촌그랑자이’도 2호선 이대역이 근방에 있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3층, 18개동, 전용면적 59∼112㎡의 총 1248가구 규모로 492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오는 12월 SK건설은 영등포구 신길5구역에 ‘보라매 SK뷰’를, KCC건설은 중구 신당 11구역에 ‘신당 KCC 스위첸’을 분양할 예정이다. 보라매 SK뷰는 7호선 보라매역을 끼고 있고, 지하 2층∼지상 29층, 20개동, 전용면적 59∼136㎡의 총 1546 규모 중 812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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