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라무루는 유모차 옆에 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유모차에는 라무루의 아내 카비타의 시신이 실려 있었다. 카비타는 나병으로도 불리는 ‘한센병’으로 숨졌는데, 떠나온 집으로 시신을 옮겨달라던 라무루는 구조대가 요구한 수송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직접 시신을 옮기던 중이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인도 타임스 오브 인디아와 NDTV 등 외신들에 따르면 라무루 부부는 얼마 전 고향을 떠나 안드라프라데시주 하이데라바드로 향했다. 현지의 한 비영리단체가 걸인들에게 무료로 쌀을 5kg씩 준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다.
안타깝게도 카비타는 비영리단체 걸인 목록에 이름을 올리던 날 한 기차역 근처에서 사망했다. 따뜻한 밥을 보지도 못하고 힘들었던 인생의 마지막을 허무하게 맞이했다.
라무루의 가슴을 도려내는 여정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라무루는 떠나온 집으로 아내 시신을 옮겨달라고 구조대에 부탁했으나, 이들은 수송비용으로 5000루피(약 8만5000원)를 요구했다. 하지만 라무루에게는 그럴 돈이 없었다. 하루 구걸해 하루 먹기 바쁜 상황에 가진 돈을 채 털어도 1000루피(약 1만7000원)가 되지 않았다. 길에서 주운 유모차에 아내 시신을 싣고 집으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이데라바드를 떠나기 전 라무루는 간단히 아내의 장례식을 치렀다. 한센병은 치료할 수 있지만, 인도에서는 여전히 환자들에 대한 편견이 강하게 남아있다. 사실 라무루도 한센병 환자다.
60여km를 걸어 텔랑가나주 비카라바드에 다다른 라무루는 지쳐 바닥에 쓰러졌다. 시신을 옆에 둔 그는 지치고 슬픈 마음에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집까지는 80km 이상을 더 걸어야 했다.
길에서 한 남성이 운다는 신고전화가 경찰에 올려온 건 그때다.
다행히 라무루는 지역 주민들 도움으로 구급차를 불러 남은 길을 갈 수 있었다. 세상 사람이 모두 야박한 건 아니었다. 카비타는 지난 일요일 고향에 다다른 뒤 무사히 화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서우면서도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소중한 인간존재에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
구급차가 오도록 라무루를 도왔던 한 남성이 이같이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인도 NDTV 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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