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현지시간) 태국 왕실 사무국은 성명을 내고 “폐하께서 오늘 오후 3시52분 시리라즈 병원에서 영면했다”며 “주치의들이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치료했지만 국왕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고 계속 악화했다”고 밝혔다.
1946년 6월 즉위한 그는 70여년 간 태국을 통치했다. 1952년 2월 영국 왕위를 계승한 엘리자베스 2세보다 재위기간이 5년 이상 길다. 태국 땅에 존재했거나 현존하는 6개 왕국과 10개 왕조를 통틀어서도 푸미폰 국왕만큼 오랜기간 왕좌를 유지한 국왕은 없었다.
그는 입헌 군주로서 상징적인 국가원수지만 실권을 쥔 통치자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했다. 재임 기간 19차례 쿠데타를 겪었지만 건재를 과시했다. 192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브리지에서 태어났고, 친형인 아난다 마히돈(라마 8세) 국왕이 1946년 의문사하면서 19세에 즉위했다.
그는 2009년부터 고열과 저혈압 등 건강 이상을 보이며 여러 차례 병원 신세를 졌다. 지난 1월 병원에서 치료 도중 휠체어를 탄 채 왕궁을 둘러보는 모습이 포착된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9일 혈액투석 및 과도하게 분비되는 척수액을 빼내기 위한 삽관 교체 이후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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