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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격침 불사… 외교 마찰·과잉 진압 논란 책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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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때마다 ‘재탕’ 대책 / 공용화기 사용 해양경비법 규정 / 중 어선 흉포화…쇠창살·철말에 충돌 공격까지 / 북쪽으로 도주 땐 피랍 우려 정부가 11일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해경)의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중국 어선에 대해 공용화기 사용 등 적극적인 강제력 행사를 선언했다. 중국 어선들의 폭력 수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공권력 훼손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강한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대책을 되풀이한 이번 대책의 현실성이 낮다는 비판이 높다.

국민안전처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중국 어선 단속 강화대책을 발표한 11일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전용부두에 단속의 최일선에 투입될 해경 함정들이 정박해 있다.
인천=연합뉴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함정에 설치된 공용화기를 함장의 결정에 따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해경은 단속에 폭력저항하는 중국 선박에 대해 K1 소총, K5 권총 등 개인화기만 사용해 왔다. 2014∼2015년 단속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중국 선박에 대해 M60을 쏜 사례가 있긴 하지만 사용 횟수도 많지 않고 위협용으로 공중에 발사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현재 해경은 모든 함정에 M60 기관총을, 250t 이상 중형 함정에 20㎜, 1000t 이상 대형 함정에는 20·40㎜를 장착하고 있다.

해경 총기 사용의 법적인 근거는 현행 해양경비법 17, 18조에 규정돼 있다. 18조에 따르면 선박이 선체나 무기·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경비세력을 공격한 때와 대간첩·대테러작전 등 국가안보와 관련되는 작전을 수행하는 때는 개인화기 및 공용화기를 사용할 수 있다. 총기 사용과 관련된 규정은 2008년과 2011년에 중국 어선 단속과정에서 박경조 경위와 이청호 경사가 순직하는 비극을 겪으면서 강화됐다.

불법조업 중 나포된 중국 어선에서 발견된 죽창과 손도끼, 낫, 갈고리 등 각종 흉기들. 자료사진
사실상 개인·공용화기 사용은 원래 가능했지만 정부가 외교적 마찰과 해경의 책임 논란 등을 우려해 사용을 자제해 왔던 것이다. 단속 요원 순직이나 사고 때마다 재탕되는 ‘강경책’인 셈이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일단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이 해경 요원들에게 돌아올 수 있고, 자칫 불필요한 총기 사용으로 비칠 수 있어 사용을 하긴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처가 올해 초 중국 어선 단속을 강화하겠다며 발표했던 ‘서해5도 경비단 신설’ 역시 반년이 안 돼 백지화된 것도 정부 불신을 자초했다. 당시 행정자치부, 국민안전처, 기획재정부 등이 정부합동으로 대책을 발표해 놓고도 부처 엇박자로 무산된 것이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이춘재 조정관이 불법 중국어선 단속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정부의 보고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이날 “해경이 지난 7일 오후 5시13분 통상적인 상황보고서가 아닌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해 내부망 이메일을 통해 청와대 재난비서실 행정관에게 전달했다”며 단정이 침몰된 이후 2시간 동안 청와대에 아무런 보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매번 대책을 ‘재탕’하는 사이 해경 관계자들은 단속의 현실적인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집단계류와 조타실 폐쇄, 쇠창살·철망 설치, 위험물 설치 및 흉기 저항 등 중국 어선의 폭력수법이 나날이 다양화하는데 북한과의 대치 상황 등이 걸림돌이다. NLL 침범 어선 단속 요원이 중국 어선에 승선하면 북쪽으로 도주할 경우 피랍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7일 고의로 해경 고속단정을 추돌해 침몰시킨 용의선박에 대해 공조수사를 요청했고, 중국 해경국은 9일 선박 등록정보를 해경에 통보하고 수배 중이다. 안전처는 이번 사건의 용의선박이 한국에서 검거될 경우 단속요원이 승선 중인 고속단정을 고의로 충돌하고 전복될 때까지 밀어붙인 데 대해 ‘살인미수’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가 11일 중국 어선의 충돌에 의한 한국 해경 고속단정 침몰 사건과 관련,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돼 눈을 감은 채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다.
연합뉴스
한편 안전처는 고속단정 침몰 동영상 공개를 놓고 ‘은폐 의혹’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언론 등을 통해 동영상이 외부로 유출될 경우 용의선박이 선체 구조물 변경 등을 통해 검거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용의선박 검거 시 즉시 현장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해명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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