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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지금도 하늘을 날고 있나 싶을 정도의 구식 항공기이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한반도 주변 해역을 날아다니며 우리 영해 침투를 시도하는 북한 잠수함을 추적하고 있다. 이 비행기가 바로 P-3C 오라이언(Orion) 해상초계기다.
P-3C는 미국 록히드사가 1950년대 개발 중이던 L-188 여객기에 잠수함 장비를 탑재한 P-3A 해상초계기의 개량형이다. 외형은 비슷하지만 잠수함 기술의 발달에 맞춰 탐지장비에 개량을 거듭한 결과 사실상 별개의 항공기로 분류될 정도로 공통점이 거의 없다.
바다를 끼고 있는 대부분의 서방 국가에서 쓰이는 P-3C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95년이다. 해군은 북한 잠수함 전력 증강에 맞서 1970년대부터 운영한 미국제 S-2 해상초계기의 노후화가 심해지자 P-3C 8대를 미국에서 도입해 실전배치했다. 하지만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하면 8대로는 작전 수행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2010년 P-3CK 8대를 추가 도입했다.
공격능력도 막강하다. 하푼 공대함미사일과 폭뢰, 기뢰, 어뢰(MK-44/46, 청상어) 등을 사용해 적 함정이나 잠수함을 격침할 수 있다. 어뢰 4발을 장착하면 15시간, 하푼 대함미사일 2발을 장착하면 14시간을 계속 비행하며 체공할 수 있다. 하지만 수상한 선박을 발견하면 비행 고도를 수십m까지 낮춰 선회 비행하면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임무 특성 때문에 항공기가 끊임없이 흔들려 승무원들의 고충이 매우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1995년 도입한 P-3C를 P-3CK와 같은 사양으로 개량하는 작업을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레이더 등 탐지장비를 디지털방식으로 바꾸고 동영상 전송장비, 선박자동식별장치 등을 새로 장착하며 P-3CK와의 장비 공통성을 한층 강화했다. 지난 7월 1호기를 해군에 인도한 방위사업청은 내년까지 P-3C를 모두 P-3CK 사양으로 개량해 북한 잠수함 탐지능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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