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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상황은 더욱 불안해졌다. 연초부터 경북 김천 남쪽 14㎞ 지역에서 규모 3.0의 지진이 난 것을 시작으로 11일까지 52번이나 발생했다. 올해 발생한 지진 5개 중 1개(10개)는 규모 3.0 이상이었다.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규모 3.0 이상의 지진과 전체 지진의 연평균 발생 횟수가 각각 9회, 32회란 점에 비춰보면 벌써 올해 지진 발생 횟수는 예년 평균을 훌쩍 넘어섰다.
12일 오후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으로 경주시 건천읍의 한 사찰 건물이 무너진 모습. |
12일 오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포항시 남구 4층 건물 내 사무실의 TV 등 집기가 떨어지고 부서져 난장판이 됐다. |
더구나 이날은 규모 5.1과 5.8의 강진이 잇달아 강타하면서 불안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년 새 지진이 급증한 이유를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라고 본다.
한반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1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센터에서 유용규 지진화산감시과장이 지진발생 위치와 규모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질자원연구원측은 경주 지진 분석을 통해 “지진이 주향이동 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향이동 단층은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어 있는데, 이 단층들 가운데 일부가 축적된 힘을 방출하면서 단층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지 센터장은 “과거에도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특이현상은 아니다”면서 “앞으로도 규모 5.5 이하의 지진은 더 일어날 수 있지만, 대형 지진은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다른 의견을 냈다.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한반도에서 지진이 연거푸 발생하고 있다”며 “양산단층 외에도 다른 가능성을 열고 정밀 분석을 해야 한다”고 이번 지진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지진의 규모가 한반도에서 관측된 지진 규모 중 가장 크다”며 “오늘 지진을 ‘대지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홍 교수에 따르면 과거 역사기록물을 토대로 재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1518년, 1546년, 1803년에 규모 7.0의 강진이 일어난 적이 있다.
윤지로·이창수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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