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박태훈의 스포츠+] 유니폼 29번 사첼 페이지…59세 2개월 18일로 MLB 최고령 선발투수

입력 : 2016-09-17 09:40:00 수정 : 2016-09-12 19:21:22

인쇄 메일 url 공유 - +

 

[박태훈의 스포츠+] 전설의 유니폼 넘버, 29번의 주인공…①사첼 페이지, 만 59세 2개월 18일의 나이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뛰었던 신화의 주인공

◇재능이 가장 아까웠던 투수 左 베이브 루스, 右 사첼 페이지

이런 저런 기록(그것도 지극히 개인적 관점이지만)과 관계자들의 증언 등을 종합해보면 역사상 가장 아까운 왼손 투수는 베이브 루스, 오른손 투수는 사첼 페이지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베이브 루스는 홈런타자로 전향하지 않고 투수생활을 했다면 400승 가까이 기록했을 재목이다.

베이브 루스는 부업삼아 투수로 나섰던 보스턴 레드삭스시절 46승 11패,17완봉승, 105번이나 완투했다.

월드시리즈에 3번 등판해 31이닝 3승 평균자책점 0.87의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그의 운동능력, 타고난 신체조건을 볼 때 아까운 투수 재목이다.

사첼 페이지는 흑인이 아니었다면 40시즌을 뛰면서 사이 영의 511승은 무난히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이는 페이지와 직접 겨뤘던 스타들의 말을 통해 짐작이 가능(아래 부분에서 다룬다)하다.

사첼 페이지는 니그로 리그에서 19시즌 동안 103승 61패, 평균 자책점 2.02를 기록했다.

그는 "내 승수를 합하면 2000승 정도 된다"고 말할 정도로 아무리 던져도 지치지 않았던 고무팔이었다.

42세가 넘어 메이저리그로 왔지만 28승 31패 32세이브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한 것만 봐도 그의 위대성을 알 수 있다.

100마일(161km)의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가졌던 명예의 전당 멤버 밥 펠러(266승 162패)도 "내 볼은 페이지의 패스프 볼에 비하면 체인지 업 정도지"라며 위력을 극찬했다.  

◇만 59세로 역대 최고령 선발투수로 나선 페이지에게 유일하게 안타 친 이는 명예의 전당 멤버

본명이 르로이 로버트 페이지였던 사첼 페이지(1906년 7월 7일~1982년 6월 8일)은 메이저리그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주인공이다.

가장 유명한 일은 만 59세 2개월 18일되던 1965년 9월 25일 당시 캔자시시티 어슬레틱스(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유니폼을 입고 명문 보스턴 레드삭스전에 선발등판한 것이다.

사첼 페이지는 3이닝 동안 단 1안타를 기록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페이지로부터 안타(2루타)를 친 이는 레드삭스의 레전드로 올스타 18회, 골드글러브 7회 수상에 빛나는 명예의 전당 멤버 칼 야스크렘스키로 당대 최고의 타자였다.

당시 선수 연금 수령 조건에 단 3이닝이 부족했기에 59세에 마운드에 올라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령 투수 기록까지 세웠다.

◇각종 최고령 기록은 도맡아

사첼 페이지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외면받다가 1948년 42살의 나이로 메이저 리그에 진출했다.

역사상 6번째 흑인선수이자 아메리칸 리그의 최초 흑인투수였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시 최고령 신인 기록을 세운 것이다.

페이지는 1952년 6월 8일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현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홈경기에서 12회까지 완투, 1-0 완봉승을 따냈다.

만 45년 11개월의 완봉기록은 1985년 뉴욕 양키스의 필 니크로가 46세188일로 갈아치울 때까지 최고령 완봉승 기록이었다.

니크로의 기록도 2010년 5월 8일 만 47세 170일의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제이미 모이어가 애틀랜타를 상대로 9이닝 2안타 무실점, 7-0승하면서 무너졌다.

◇조 디마지오 "최고의 투수, 물론 사첼 페이지"

조 디마지오는 뉴욕 양키스 전설시대를 이끈 56경기 연속 안타의 주인공으로 그의 등번호 5번은 양키스가 영구결번 처리했다. 

1937년 막 전성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조 디마지오는 "지금까지 상대한 투수 중 누가 최고였나"라는 물음에 주저없이 "물론 사첼 페이지"라고 답했다.

디마지오는 일생동안 "페이지를 상대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는 점을 자랑하고 다녔을 정도였다.

클리블랜드 전설 밥 펠러는 페이지가 자신의 팀으로 오자 감격해 극진히 모셨다고 한다.

컨트롤의 마술사 그렉 매덕스(355승 227패)는 사첼 페이지를 존경한 나머지 그의 딸 이름을 페이지, 아들 이름을 사첼이라고 지었다.

◇니그로 리그 최초 명예의 전당 멤버

사첼 페이지는 1971년 2월 9일 니그로리그 협회 추천 형식으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명단에 들어가는 영광을 누렸다.

마지막 4할타자로 유명한 테드 윌리엄스는 1966년 명예의 전당  헌액 기념연설에서 "페이지와 깁슨 같은 니그로리그 선수들이 이곳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단지 그들에게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며 페이지를 제치고 자신의 이름이 새겨지는 것을 미안해 했을 정도였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다미 '완벽한 비율'
  • 김다미 '완벽한 비율'
  • 조보아 '반가운 손인사'
  • 트리플에스 김유연 '심쿵'
  • 트리플에스 윤서연 '청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