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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전도연 "'굿와이프', 고맙고 두려웠던 시간"

입력 : 2016-09-11 13:01:00 수정 : 2016-09-08 20: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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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굿와이프'를 끝낸 배우 전도연이 남다른 감회를 들려줬다. 빠듯한 촬영 가운데 숱한 사건을 겪으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김혜경의 감정 굴곡을 그려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전도연은 복잡다단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내며 시청자의 기대에 화답했다. 11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에서 그녀 이름 석 자에 새겨진 명배우의 진가를 입증한 전도연은 홀가분한 미소를 짓다가도 "부족했다"며 자신을 다그쳤다. 완벽을 추구하는 베테랑 배우의 자기 성찰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잘 버텨준 스스로가 기특하고 고마웠어요. 4회까지 대본을 받았는데 제 분량이 90% 정도일 정도로 많았어요. 부담스러워서 작가, 감독께 16회까지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렸죠. 걱정말라고, 분량을 줄여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초반보다 줄어든 분량도 대사가 많았어요. 각오했지만 법률용어 등 전문적인 대사가 많아서 못할 줄 알았어요. 시간과 분량에 쫓겼지만 저로 인해 현장이 지연되는 일이 없길 바랐어요. 촬영 마치고 집에 오면 대사 외우는 데 집중했고요. 4부까지 쪽지 보듯 법정 대사를 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시간이 단축되긴 하더라고요."


극중 전도연이 연기한 혜경은 정치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검사 남편이 구속되자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13년 만에 가정주부에서 변호사로 복귀한 캐릭터다. 사건의 진실을 좇는 가운데 믿었던 남편 태준(유지태 분)의 배신과 맞닥뜨리면서 가족만 알았던 혜경이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졌다. 다만 혜경이 연인인 로펌 변호사 중원(윤계상 분)과 키스한 후 남편 태준에게 키스하는 장면이나 중원과의 연인 관계를 유지한 채 태준과 쇼윈도 부부로 남는다는 결말은 한국 정서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전도연도 고민한 장면이다. 

"감정이 이해 안됐다기보다 어려운 감정이었어요. 중원에게 키스하고 태준과 또 키스하는 장면은 말도 많았고, 나쁜 여자로 보여질 수 있었어요. 대본으로 봤을 때도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죠. 그럴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고요. 포용의 의미 속에 무책임하게 들릴 수 있지만 중원이 약한 모습을 보일 때 받아주고 싶었어요. 사랑보다 위로의 감정을 느꼈어요. 태준한테는 미워하고 원망하는 상황에서 '나는 뭐가 다르지' 라는 생각이 들었을 거예요. 흔들리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태준에게 간 게 아닐까요. 혜경의 그런 상황이 안쓰러웠어요. 촬영 전에는 욕망일 거라고 짐작했지만 찍고 나서는 욕망이 아닌 현실을 받아들이는 신이라고 느꼈어요."
 
"처음 대본에는 혜경이 기자회견장에 안 가는 결말이었어요. 제가 엔딩에서 혜경이 기자회견에 가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어요. 나쁜 여자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고는 생각했어요. 혜경이 태준을 어느 순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됐고, 이기기보다 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양다리인지는 모르겠어요. 세 인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누구와도 결론지어지는 결말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전도연은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딸과 대화나누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생각지 못한 감정이 나온 장면"이라며 눈물을 터트렸다. 

"딸이 '엄마를 믿는다' '행복하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장면이었어요. 서연(박시은 분)이가 감성이 풍부하더라고요. 엄마 생각이 맞고, 엄마가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아이에게 좋은 부모란 행복하고 좋은 삶을 사는 부모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엄마인 거구나 하고요."

동명의 미드 원작은 지난 2009년 첫 방송돼 시즌7까지 제작됐다. 리메이크된 한국판에서 앞으로 이야기를 염두에 둔 듯한 열린 결말로 종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즌2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전도연은 "시즌2 출연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굿와이프' 시즌2는)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촬영 초반에는 16부까지 잘 버틸 수 있을까만 생각했을 정도로 힘들었거든요. '저 이제 우아하게 영화배우로 남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감독님 말씀이 드라마가 중독성이 있다는 거예요. 힘들다고 안하기엔 좋았던 것도, 얻은 것도 많기 때문에 절대 드라마 안 한다는 소리는 안할래요. 이번에 감정적인 대사 전달이 소화 안되고 버겁다는 걸 느꼈어요. 나름대로 힘주다 보니 입도 비뚤어지는 것 같았고요. 부족한 부분 때문에 시즌2는 심각하게 고민할 문제예요."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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