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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의우주여행] 보름달이 가장 둥근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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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9-08 19:23:45 수정 : 2017-02-03 15: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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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슈퍼문 14개월마다 떠올라
음력15일보다 16, 17일이 둥글 때 많아
이달 달력을 자세히 보면 음력과 양력의 날짜가 같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9월 1일이 음력 8월 1일이고 9월 30일이 음력 8월30일이다. 이처럼 음력과 양력 날짜가 한 달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가는 경우는 무척 드물다. 1929년 11월 이후 무려 87년 만의 일이다. 음력 날짜는 달의 모양이 변하는 주기와 거의 같다. 1일이면 달이 보이지 않는 합삭이고, 15일이면 둥근달이 뜨는 보름이다.

우리 조상들은 특히 보름달을 좋아했다. 달빛이 주위를 밝게 비추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달 속에 보이는 검은 무늬에서 토끼의 모습을 상상했기 때문이다. 보름달은 풍요, 장수,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남녀가 데이트를 하기도 했고, 여럿이 모여 강강술래를 하면서 놀기도 했다. 물론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비는 사람도 많았다.

우리나라의 전통 명절 중 네 개가 보름날에 해당한다. 1월 15일의 정월 대보름, 6월 15일의 유두, 7월 15일의 백중, 8월 15일의 추석 한가위가 바로 그것이다. 그중 한가위는 서양의 추수감사절과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전통 명절이다. 추석은 일년 중 달빛이 가장 좋은 날로도 알려져 있는데, 가을 하늘이 높고 청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보름달은 정월 대보름달과 추석 한가위 보름달이다. 그중 어느 달이 더 크게 보일까. 달의 크기는 지구와 달의 거리에 따라 결정된다. 지구와 달의 거리는 평균 38만km 정도지만, 달이 타원 궤도를 돌기 때문에 가장 가까울 때는 가장 멀 때보다 15% 정도 더 가깝다. 달이 가장 가까워졌을 때 보름달이 되면 슈퍼문이라고 하는데, 슈퍼문은 대략 14개월마다 나타난다. 올해 가장 큰 슈퍼문은 11월 14일에 뜨는 달이다. 이전 슈퍼문은 작년 9월 추석 보름달이었다.

올해 추석 보름달이 뜨는 시간은 서울 기준으로 오후 5시44분으로 해지는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빠르다. 달이 가장 둥글게 보이는 때는 해와 지구, 달이 일직선이 되는 때로 해가 지는 시간과 가장 비슷하게 뜨는 달이 가장 둥글게 보인다. 올해 달이 가장 둥글게 보일 때는 9월 17일 새벽 4시5분쯤이다. 따라서 추석 날 뜨는 달보다는 다음 날인 16일에 뜨는 달이 조금 더 둥글고, 17일 새벽이 가까울수록 달이 둥글어진다.

그렇다면 보름달이 가장 둥근달이 아닌 이유는 무엇일까. 음력의 기준이 15일이 아니라 1일이기 때문이다. 해와 달, 지구가 일직선이 되는 현상을 합삭(合朔)이라고 한다. 합삭에서 다음 합삭까지는 29.5일 정도가 걸리는데 이것을 삭망월(朔望月)이라고 한다. 음력 한 달이 29일이나 30일인 이유가 바로 삭망월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합삭이 있는 날이 음력 1일, 즉 초하루이다. 합삭에서 둥근달을 뜻하는 망(望)까지의 평균 시간은 14.7일. 달이 타원 궤도를 돌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조금 길거나 짧기도 하다. 따라서 음력 15일보다는 16일이나 17일 달이 더 망에 가까울 때도 많다. 물론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비는 날은 추석날 저녁이다. 달이 완전히 둥글게 보이는 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름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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