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배우 찰리 채플린의 이 말이 의심스럽다면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자. 데리러 갈게"는 어떤가.

미국 미주리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술버릇에서 알 수 있는 네 가지 성격 유형’을 과학저널 ‘중독에 관한 연구와 이론’에 발표했다. 술을 마실 때의 행동을 살펴보면 평소 감춰졌던 당신의 본성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분류한 네 가지 본성은 ▲헤밍웨이 ▲메리 포핀스 ▲너티 프로세서 ▲하이드씨다.
첫 번째 유형은 ‘무기여 잘있거라’ ‘노인과 바다’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다. 헤밍웨이는 술이 굉장히 셌던 작가로 알려져 있다. 죽기 전 20여년 동안 매일 같이 위스키를 1ℓ 이상씩 마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별다른 주사를 부리지 않았고 평소의 지적 능력과 판단력을 유지했다고 한다.

두 번째는 동명의 영화·뮤지컬 여주인공이다. 메리 포핀스는 평소에도 외향적이고 활달한 성격인데 술을 마시면 더욱 친절하고 상냥해진다고 한다. 술에 취해도 무분별한 사리판단을 하는 경우가 덜하며 같이 술마신 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드는 성격이다. 대부분 여성들이라고 한다.

‘너티 프로세서’는 천재적인 두뇌를 갖고 있지만 매우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다. 세 번째 유형의 사람은 평소엔 합리적이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데 한 번 취했다 싶으면 그간 억눌러놨던 모든 것을 쏟아내곤 한다. 갑자기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웃통을 벗어젖힌 채 춤을 추기도 한다.

마지막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다. 술만 마셨다 하면 어김없이 의식과 판단력 모두를 잃은 채 아무에게나 폭력을 행사한다. 제일 끔찍하고 피하고 싶은 유형의 주사다. 다음날 술에 깬 뒤 "너 어젯밤 도대체 왜 그랬어" 물으면 "몰라, 전혀 기억이 안나" 말하는 성격이다.

연구진이 술버릇으로 분류한 네 가지 유형의 판단 근거는 심리학에서 흔히 사용하는 다섯가지 요인의 성격 테스트에 기반한 것이다. 미국 매체 애틀랜타에 따르면 앞서 다섯가지 요인은 ▲개방성(open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외향성(extraversion) ▲친화성(agreeableness) ▲신경증(neuroticism)이다.
당신은 어떤 유형에 속할까. 다음 테스트는 앞서 설명한 ‘술버릇으로 짐작할 수 있는 당신의 성격’을 자가진단할 수 있는 질문이다. 미국의 인터랙티브 사이트 플레이버즈 이용자 라라 스트로우크스가 지난해 7월 만든 것이다. 아쉽지만 모두 영어로 돼있다.
미주리대학 연구진이 대학생 364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선 헤밍웨이 유형이 153명으로 가장 일반적이었고 Mr. 하이드(84명), 너티 프로세서(73명), 메리 포핀스(54명) 순이었다. 흥미로운 결과는 성별로 따져봤을 때 최악의 성격이라고 할 수 있는 하이드 유형을 가진 사람의 67%는 여성이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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