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발상의 전환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다. 누구나 생각하지만, 행동에 옮기지는 않아서 어떤 이는 앞서나가는 반면, 누구는 뒤처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중국 허난(河南) 성 핑딩산(平頂山) 시의 수박장수 구(56)씨가 그 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구씨는 최근 3톤에 달하는 수박을 11일 만에 모두 팔아치웠다. 상하이스트는 이를 가리켜 ‘강한 충격을 주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비결은 하나였다. 수박 겉에 새긴 구씨의 손글씨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서다.
얼핏 보기에도 보통 솜씨가 아니다. 예술가 뺨치는 아름다운 필체를 자랑한다.
물론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수박 한 통에 글씨 새기는 데만 10분이 걸렸다. 하지만 두꺼워지는 손가락의 굳은살만큼 글씨 새기는 시간이 줄었고, 덩달아 팔려나가는 수박도 점점 늘어났다. 이제 구씨는 수박 한 통당 5분이면 충분하다.

수박을 사 간 사람들이 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하면서 구씨의 인기도 치솟았다.
구씨는 “이렇게 수박을 쉽게 팔 수 있을지는 몰랐다”며 “손글씨 쓰는 걸 좋아해도 수박에 새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10분 정도 걸렸지만 이제는 5분 만에 작업을 끝낸다”고 덧붙였다.
어떤 이는 자신이 원하는 글을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최근 수박을 샀던 한 시민은 ‘囍’을 새겨달라고 했다. ‘쌍희 희’로 부르는 이 글자는 기쁨이 두 배로 커진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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