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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진웅 “저 잘 가고 있는 것 맞겠죠?”

입력 : 2016-07-10 14:01:00 수정 : 2016-07-10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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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활약 중인 배우 조진웅이 드라마 ‘시그널’ 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조진웅은 6월초 개봉해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선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한 영화 ‘아가씨’에 이어 같은 달 29일 개봉한 추격스릴러 영화 ‘사냥’을 통해 전혀 다른 이미지의 캐릭터를 선보였다.

원래 충무로에 소문난 신스틸러로 신뢰 가는 연기력의 소유자였던 그는 지난 3월 호평 속에 종영한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이재한 형사를 연기한 이후 부쩍 여성 팬들이 많아졌다.

조진웅은 최근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팬층이 다양해진 건 사실”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팬들이 예전엔 저를 멀리서 바라만 봐 주셨다면, 지금은 좀 더 적극적이라는 걸 느껴요. 부산 시구 행사까지 달려와준 고마운 분들이 계셨다니까요. 팬들은 제 연기에 가장 큰 힘이 되죠. 그렇다고 연기관이나 배우로서 정체성이 사라졌다는 건 아니에요. 팬들이 많아질수록 무게감은 더 생겼고, 더 겸손하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사냥'은 금맥을 찾아 산에 온 엽사 무리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사냥꾼의 16시간 동안의 추격을 그린 영화. 그는 이 작품에서 쌍둥이 1인 2역에 도전했다. 산이란 위험할 수도 있는 공간 안에서 연기를 해야 했지만 큰 사고 없이 촬영을 마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몸에 생긴 자잘한 상처들은 이 영화가 아니고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했구나’란, 일종의 훈장쯤으로 생각한다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이는 그다.

“산의 경사가 굉장히 가팔랐어요. 어떤 영화라고 안 힘들겠어요.(웃음) 그럴 때마다 ‘우리만 힘든 건 아닐 거야? 그지?’ 이러면서 위안 삼아요. 예를 들어 현대극을 찍으면 더운 여름에 한복 입고 사극 찍는 연기자들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내가 최고로 힘든 건 아닐 거야’ 생각하는 거죠.”

결혼 3년차인 조진웅은 얼마 전에야 아내와 하와이 신혼여행을 다녀와 화제가 됐다. 당초 작년 가을에 가기로 했던 것이 ‘시그널’ 촬영으로 미뤄진 것. “사람을 가장 먼저 보고 작품에 출연한다”고 공언할 정도로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그지만 가장 마음을 나누고 의지하는 사람은 당연히 ‘아내’라고 했다. 



“사실 아내가 ‘시그널’ 출연을 반대했었어요. 아내는 그 당시 신혼여행 갈 생각에 얼마나 맘이 부풀어 있었는지 몰라요. 저도 대본을 받아들고서도 전혀 출연할 맘이 없었어요. 아내에게 ‘정중히 (시그널) 사양하고 오겠다’고 집을 나섰는데, 제작진을 만나서 얘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완전히 바뀐 거예요. 이 이야기는 꼭 짚고 넘어가야겠구나. 하아. 그런데 출연 수락하고 집에 돌아오는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웠는지.(웃음) 작품 잘 끝내고 나니 아내가 한 마디 하더군요. ‘수고했어’라고. 그 이상 뿌듯할 때가 또 어디 있겠어요. 작품 끝내놓고 하와이 여행 잘 다녀왔죠.”

그만큼 조진웅은 쉬지 않고 일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연기를 천직으로 생각한다. 조진웅은 자신이 연기자로서 느꼈던 부분들을 온 국민이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름 사람의 인생을 살아본다는 것. 그보다 더 짜릿한 일은 또 없을 거다.

“연기는 철학과 똑같아요. 철학이라고 해서 결코 어려운 게 아니에요. ‘자기반성’ 같은 개념이죠. 사람이 거울을 보며 매일 자기 외모를 체크하는 거랑 똑같아요. 너무 바쁘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게 철학이고, 연기는 그와 맥을 같이 해요. 연기는 아주 재미난 반성의 시간이에요. 어떤 공간에서 제가 하는 행위, 그 안에 행복이 있죠. 그래서 제 기준에서 봤을 때 연기자는 최고의 직업인 것 같아요.”

요즘 TV를 틀면 나오는 한 자동차 CF 속에서 조진웅은 함께 출연한 동료배우 이성민에게 이렇게 말한다. “형 우리 잘 가고 있는 거 맞지?” 10여년을 훌쩍 넘긴 세월 동안 오직 한 우물을 팠고 이제야 대중이 알아보는, 대중에게 인정받는 위치의 배우가 됐다. 조진웅은 CF 속 그 대사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옛생각에 잠겨 눈시울을 살짝 붉히기도 했다.

“지금이 정말 딱 좋아요. 배고팠던 무명시절 함께 잘해보자고 어깨를 두드려줬던 성민이 형과 이제는 CF도 찍고, ‘보안관’이라는 영화도 곧 촬영해요. ‘우리 잘 가고 있는 거 맞지?’란 대사를 현장에서 하게 됐는데 정말 우리가 가슴 속에 갖고 있는 감정을 응축해서 잘 드러내 보여주죠.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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