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부부와 사는 파푸아뉴기니 출신 두 살 남자아기가 비자 만료 때문에 고향으로 추방당할 위기에 놓였다. 현지 이민당국이 아기의 사연은 알겠다고 했지만, 사태 해결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 5일(현지시간) 호주 커리어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에서 태어난 매칼리스테어(2)는 현재 호주에서 살고 있다.
매칼리스테어의 부모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아들을 키울 수 없다며, 브리즈번에 사는 크레이그 웰스(46)와 그의 아내 카렌 웰스(57)에게 지난해 아기를 맡겨놓고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크레이그는 파푸아뉴기니 이민당국에서 일할 때 매칼리스테어의 아빠를 알게 됐다.
커리어메일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매칼리스테어의 부모는 아들 양육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모든 책임도 웰스 부부에게 넘긴다고 했다. 사실상 웰스 부부가 매칼리스테어의 보호자인 셈이었다.

아기 추방 논의는 오로지 비자 만료에서 비롯한 일이다. 당국의 아기 거취 지적으로 미뤄 웰스 부부가 정식으로 매칼리스테어를 입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호주 이민당국은 매칼리스테어의 비자 기한이 끝났으므로 파푸아뉴기니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웰스 부부에게 전달했다. 아들이나 다름없는 매칼리스테어와 이별해야 한다는 생각에 웰스 부부의 가슴은 무너졌다.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예상도 못했습니다. 매칼리스터의 인생이 달린 일입니다. 우리에게는 아기를 도울 어떤 방법도 없습니다.”
아기의 비자 연장을 위해 친부모 서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매칼리스테어의 부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 웰스 부부와 연락이 끊겼다.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웰스 부부는 전혀 알지 못한다.
웰스 부부는 “아기는 아들이나 마찬가지”라며 “여기서 쫓겨나면 갈 곳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매칼리스테어는 브릿징 비자로 호주에 머물고 있다. 이는 갖고 있던 비자가 만료된 상황에서 다른 비자를 신청할 때 호주에 임시로 머물게 해주는 장치다.

매칼리스테어가 웰스 부부와 함께 살 최고의 방법은 ‘고아 친척 비자(orphan relative visa)’를 발급받는 것이다. 그러나 친부모 사망, 혹은 그들이 자녀를 보살필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이민당국 관계자는 “아기의 사연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말할 뿐이다.
커리어메일은 “인터넷 청원운동 사이트 ‘체인지 닷 오알지’에서 매칼리스테어가 호주에서 평생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서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호주 커리어메일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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