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정답은 둘 다 ‘아니다’이다.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 전자제품을 이용하는 빈도와 시간이 늘면서 전자파를 둘러싼 ‘괴담’도 무성하다. 국립전파연구원은 22일 전자파를 둘러싼 이 같은 ‘인터넷 풍문’에 대한 답을 내놨다.
먼저 ‘전자파로 정자 수가 줄어들거나 유전자가 변형돼 딸을 낳는다’는 속설에 대해 연구원은 “국내외 연구에서 의학적으로 확실하게 검증된 바 없다. 특히 태아 성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등의 전자파가 정자의 수나 운동성을 감소시킨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생활습관·음식·음주 등 다른 요인을 완벽히 통제하지 못해 인정받지 못했다.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면 영양소가 파괴되고 발암물질이 생긴다는 소문도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자레인지 변압기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60Hz 전자파가 평소보다 높게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전자레인지 작동 중에는 30㎝ 이상 떨어져 있는 것이 안전하다. 마그네트론과 변압기가 위치한 전자레인지의 오른쪽 면에서 큰 자기장이 발생하지만 30㎝만 떨어져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
전자파 때문에 꿀벌의 방향감각이 마비돼 멸종위기에 몰렸다는 얘기도 사실이 아니다. 2011년 스위스 연방기술연구소가 전자파가 진드기, 살충제 등과 함께 꿀벌 군집 붕괴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휴대전화를 벌집 내부에 설치해 실험한 것으로, 전자파로 인한 정확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환경조건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휴대전화와 암·백혈병 발병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매우 제한적이고 약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1년 5월 “역학조사 결과 10년 동안 매일 30분씩 한쪽 귀로 휴대전화로 통화하면, 악성 뇌종양의 일종인 신경교종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휴대전화 전자파인 RF의 발암등급을 2B로 발표했다. 2B는 커피·디젤연료·김치와 같은 등급이다.
이처럼 전자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숯이나 선인장 등이 전자파 차단 용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전자파를 줄이거나 차단하는 효과가 없었다. 연구원은 “전자파는 거리에 따라 급격히 감소하므로, 숯이나 선인장보다는 안전거리(약 30㎝)를 준수하는 것이 전자파 차단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