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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1인용 빙수' 출시 "고민되네"

입력 : 2016-06-17 10:00:00 수정 : 2016-06-17 09: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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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제리너스커피 등 일부 전문점 1인용 빙수 판매 중
상당수 브랜드 매장 객단가 하락 우려로 출시 '머뭇'
'싱글빙수', '미니빙수', '1인 빙수'… 

커피전문점(또는 디저트전문점)에서 출시한 '1인용 빙수' 메뉴 이름이다. 통상 2~3인분을 한 그릇에 판매하는 방식과 달리 혼자서 빙수를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 가격과 제품의 양을 조정했다. '솔로 이코노미'라는 새로운 소비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주요 업체별로 보면 엔제리너스커피는 1인 소비자를 위한 '팥빙수'를 내놨다. 혼자 커피전문점을 찾는 이들이 느는 상황에서 한 사람이 2~3인분으로 제공되는 빙수 한 그릇을 다 먹기에는 부담을 느낀다는 점을 고려했다.

엔제리너스의 1인용 빙수 가격은 6900원. 이 전문점이 판매 중인 2인 빙수 제품인 '제주 녹차빙수', '초코커피빙수'(각각 1만1000원)의 약 63% 수준이다.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빠르게 바뀌는 국내 트렌드에 맞춰 지난해 '수정과'에 이어 올 여름엔 '팥빙수'를 1인용 빙수로 내놨다"고 말했다. 엔제리너스의 1인용 빙수 '팥빙수'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3.1% 가량 늘었다. 이밖에 중소형 커피전문점인 셀렉토커피와 커피식스도 각각 '싱글빙수', '1인 빙수'를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이 몇몇 커피전문점이 1인용 빙수를 내놓고 있지만, 브랜드별 시각차도 감지된다. '1인 소비자', '나만의 작은 사치'등 최근 트렌드엔 공감하지만, 객단가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커피전문점들은 무엇보다도 매장을 방문한  고객 여러명이 1인용 빙수만 주문하는 걸 꺼린다. 이는 매장 객단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인용 빙수가 2~3인분 빙수보다  중량 대비 매출단가가 높다는 이점에도 불구,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이득이 크지 않다는 게 2~3인분 빙수만 출시하는 커피전문점의 판단이다.

실제 국내 커피전문점 A사는 과거 1인용 빙수를 선보였지만 더 이상 관련 메뉴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회사의 내부분석 결과, 2~3명이 매장을 방문해 1인용 빙수를 먹는 비중이 종전 2~3인분 빙수를 주문하는 경우보다 많았다.

서울 상도동에 사는 직장인 곽필용씨(32) 사례는 A사의 분석과 정확히 들어맞는 경우. 곽씨는 "여자친구와 커피전문점에 가면 주로 1인용 빙수를 찾는다"며 "종전 빙수 중량은 지나치게 많은 데다 가격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와 가맹본사 모두 1인용 빙수 출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는 게 A사의 설명이다. 1인용 빙수의 가격은 2~3인용 빙수의 약 60% 수준. 1만원이 넘는(중저가 브랜드의 경우 9000원 안팎) 2~3인분 빙수보다 개당 단가와 마진율 모두 높지 않다.

A사 가맹본부 관계자는 "1인용 빙수는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임대료 및 메뉴 제조에 드는 인건비 비중이 높은 형태인 브랜드에서는 오히려 매출이 하락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B사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과거 빙수콘셉트의 음료는 출시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2~3인분 빙수만 취급한다. B사 관계자는 "여럿이서 작은 메뉴 한 가지만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걱정이다"며 "빙수는 주로 매장에 앉아 시원함을 느끼며 먹는 메뉴인데, 임대료 부담이 큰 중형 이상의 매장이 대부분인 커피전문점들로선 작은 사이즈의 빙수는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빙수는 여타 메뉴에 비해 제조 과정 및 제빙기 관리에 따른 손이 많이 간다는 점에서 인건비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 빙수매장이 판매하고 있는 1인 빙수와 가격표. 사진은 기사의 특정 업체와 관련 없음. 사진=오현승 기자.

일반빙수와 1인용 빙수를 동시에 판매하는 빙수매장 C는 고객 1인당 1메뉴 주문을 유도한다. 서울 중구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D씨는 "5년 전부터 일반 빙수와 1인용 빙수를 함께 취급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는 '1인 1주문 요청드린다'는 문구를 매장에 써붙였다"며 "5명이서 빙수 하나만 주문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찾아온 고객을 쫓아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단체에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힐 수 있는 메뉴 개발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빙수는 대부분 대용량 사이즈인 데다 가격 또한 1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선 소용량·저가 빙수도 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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