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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날린 위대한 주먹… 전설이 되다

입력 : 2016-06-05 18:27:50 수정 : 2016-06-05 22: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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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승 37KO 5패 ‘위대한 챔프’
60년 로마 올림픽서 첫 금메달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겠다’
화려한 풋워크·강펀치에 열광
인종차별에 저항한 복서이자 영원한 헤비급 챔피언인 미국의 무하마드 알리가 3일(현지시간) 74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사각의 링 위에서는 상대를 향해 쉼없이 주먹을 날렸지만 그는 링 밖에서는 인종차별과 평화를 위해 싸운 ‘전사’였다. 1942년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태어난 알리의 본명은 캐시어스 마셀러스 클레이 주니어다.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한 곳에서 태어난 알리는 가난과 무시 속에 힘든 어린시절을 보내다 12세 때 글러브를 꼈다.

자전거 분실신고를 하며 분을 이기지 못했던 알리에게 한 형사가 “복싱을 배워 봐라”고 농담을 던진 게 계기가 됐다.


알리의 말… 말… 말…

- 불가능, 그것은 나약한 사람들의 핑계에 불과하다. 불가능,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 하나의 의견일 뿐이다. 불가능, 그것은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 좋은 답이 생각나지 않으면 침묵이 금이다.

- 나이 오십에 스무 살 때와 똑같이 세상을 본다면 30년의 삶을 허비한 것이다.

- 상상력이 없는 사람은 날개가 없는 새와 같다.

-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다면 허풍이 아니다.

-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

- 나는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나는 내가 위대함을 알기 전부터 이 말을 했다.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라이트 헤비급 금메달을 딴 알리는 흑인 해방운동 지도자인 맬컴 엑스를 만나 이슬람교로 개종하며 이름을 무하마드 알리로 바꿨다. 알리는 링 안에서는 헤비급 선수답지 않게 화려한 풋워크와 강펀치로 팬들을 열광케 했고, 링 밖에서는 거침없는 독설과 사회활동으로 이름을 날렸다.

금메달을 따고 금의환향했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을 받아 환멸을 느낀 알리는 “미국을 대표해 금메달을 따냈다고 생각한 환상이 사라졌다”며 메달을 강물에 던져 버린 뒤 프로무대에 뛰어들었다.

프로로 전향해 1964년 2월 복싱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인 21세에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한 알리는 3차례에 걸쳐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고 통산 19차례 방어에 성공하면서 1960~1970년대를 풍미했다. 1964년 2월 25일 ‘링 위의 살인자’라는 별명을 가진 소니 리스튼(미국)과의 세계권투협회(WBA), 세계권투평의회(WBC) 통합 챔피언 타이틀 매치를 앞두고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는 알리의 말은 복싱뿐만 아니라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말이다.

무하마드 알리가 마지막 숨을 거둔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주 스코츠데일 병원 앞 간이 추모장소에서 5일 한 시민이 꽃을 헌사하고 있다.
스코츠데일=AFP연합뉴스
1967년에는 베트남전쟁 참전 통고를 받은 뒤 병역을 거부한 혐의로 선 법정에서 “흑인이라는 이유로 이 나라에서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데 남의 자유를 위해 싸울 순 없다”고 전 세계를 향해 외쳤다. 양심적인 병역 거부로 타이틀을 박탈당하고 프로복서 자격마저 상실했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무죄 판결을 받고 3년 만에 링에 복귀했다. 1974년 자이르(옛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에서 무적의 챔피언 조지 포먼을 8회 KO로 눕히고 세계챔피언에 복귀한 ‘킨샤사의 기적’은 20세기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다. 1971년 자신에게 첫 패배를 안긴 라이벌 조 프레이저(미국)에게 1975년 10월 14회 TKO승으로 설욕에 성공했다.

39세이던 1981년 트레버 버빅(미국)과 논타이틀 경기에서 판정패한 것을 마지막으로 21년간의 프로선수 생활을 마감한 알리는 “자유와 정의, 평등을 위해 싸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링을 떠났다. 프로 통산 전적은 56승(37KO) 5패다.

은퇴 이후 그의 삶은 안타까웠다. 링에서 얻어맞은 충격으로 은퇴한 지 3년 만에 파킨슨병에 걸린 알리는 54세 때인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성화 최종 주자로 나와 온몸을 떨면서 점화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세계적으로 추모열기가 일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내 미셸 여사와 함께 낸 성명에서 “마틴 루서 킹과 넬슨 만델라와 함께 섰고, 어려운 시절에 함께 했다”며 “알리가 세상을 뒤흔들었고, 그로 인해 세상은 더 좋아졌다”고 애도했다. 헤비급 챔피언 출신 마이크 타이슨은 트위터에 “신께서 알리를 데리러 오셨다. 위대한 이여, 잘 가시오”라고 적었다.

박병헌 선임기자,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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