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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산유량 상한·감산 합의 실패

입력 : 2016-06-03 19:48:56 수정 : 2016-06-04 00: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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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여 만에 정례회의 석유 가격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6개월여 만에 정례회의를 개최했지만 다시 합의에 실패했다.

오펙 회원국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2일(현지시간) 정례회의를 열어 석유 생산량 상한선 및 감산 규모에 대해 논의했지만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발표했을 뿐 합의안은 도출하지 못했다.

현재 오펙은 국가당 원유 생산량을 하루 3000만 배럴로 정해놓은 상황이지만 사우디는 물론 서방 경제 제재에서 해제된 이란 등이 증산 정책을 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등 원유 가격 하락으로 경기 침체에 빠져 있는 신흥국들은 이번 정례회의에서 감산 합의를 촉구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지난 2월 배럴당 27달러로 저점을 찍었던 원유 가격이 최근 배럴당 50달러로 상승한 것도 오펙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감산에 나서지 않은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은행 RBC 캐피털 마켓츠는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이라크, 리비아, 알제리 등을 ‘취약 5개국’으로 꼽고 장기적으로 감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해 안에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총회에 이어 이번 정례회의에서도 감산 합의안 마련에 실패하면서 과거 오일쇼크(석유파동)를 일으킬 정도로 국제 유가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오펙의 시대가 저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사우디 석유·에너지 장관에 취임해 처음으로 오펙 회의에 참석한 칼리드 알-팔리 장관은 “특정 가격을 염두에 두고 각 회원국이 생산량 감축에 나섰던 전통적인 방식은 다시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이 수요와 공급의 논리에 따라 원유 가격을 정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오펙을 이끌고 있는 사우디 장관의 발언은 회원국들이 함께 공급량 조절에 나설 것을 기대하지 말라는 의미”라며 “원유 가격의 불확실성이 한층 더 커졌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오펙이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산유량을 조절하는 기능을 상실했고, 단지 리스크 관리 정도의 임무만을 수행하는 정도로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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