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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베이징 공기 좋게 만들려고 공장을 산둥반도로 옮긴다면서요? 산둥이면 바로 서해 건너편인데 큰일이네요.”
정부가 대기오염의 주범인 미세먼지 대책을 둘러싸고 갈팡질팡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각종 루머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1일 대책마련 촉구 커뮤니티 사이트와 지역맘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공무원들이 미세먼지 수치를 조작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 측정 업무를 했었습니다. 질문 받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한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 대표적이다.
중국판 실시간 대기질 인덱스 사이트(aqicn.org)나 일본 기상협회사이트(www.tenki.jp) 등이 인기가 높다. 실제 aqicn.org를 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서울 마포구의 초미세먼지(PM2.5) 수치는 79, 한국환경공단(에어코리아) 수치는 27에 불과하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값이 다른 이유를 알 수 있다. 에어코리아는 미세먼지 수치에 질량농도(㎍/㎥) 단위를 쓰지만 aqicn은 질량농도를 대기질 인덱스(AQI)라는 지수로 변환해 사용한다. 단위가 다르니 값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측정소는 전국 500여곳에 이른다. 깔때기 밑에 하얀종이를 깔고 한 시간 동안 미세먼지를 받아 그 양을 레이저로 재 농도를 측정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네티즌 사이에 믿을 만하다고 알려진 중국 대기질 인덱스 사이트(aqicn.org). |
외국 사이트가 더 정확하다는 것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 외국 기관이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를 직접 측정하는 게 아니라 국립환경과학원 자료를 받아 재가공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베이징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 공장을 서해와 가까운 산둥반도로 옮기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과학원 측은 “공장을 도시 외곽으로 이전하는 것은 맞지만 해안가로 집중시키고 있지는 않다”며 “실제로 산둥보다는 내륙 오염도가 더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정부가 중국에 항의해야 한다며 인터넷 서명까지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도 미세먼지 대책을 둘러싸고 부처 간 혼선이 이어졌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미세먼지대책에서 (경유의) 상대가격 이슈만이 중요한 해결수단의 하나로 인식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 문제도 있지만 산업에 미치는 영향, 사회적 합의 등을 고려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조율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세종=이천종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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