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가 측면지원 나서야
한반도 평화정착 선결 조건은
김정은 정권 붕괴 아닌 핵 포기
국제적 공감대 확산 노력을 3박4일 일정으로 막을 내린 북한의 제7차 당 대회 이후 북한이 과연 어떤 행동 변화를 보여줄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핵 및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김정은 취임 이후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북한은 자국의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없는 한 ‘선제 핵 불사용’(no first use) 원칙을 견지할 수 있음을 최초로 언급했다. 또 국제사회가 지향하는 비핵화에 대한 관심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핵 고도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안타깝게도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능성이 매우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정은의 발언 취지는 정책 변화의 조짐이 아니라 중국, 미국, 일본 등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의 단합된 행동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남북 군사회담의 재개 필요성을 언급함으로써 한국 내 여소야대의 정치상황에서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한 전형적인 평화공세를 전개할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오는 26일과 27일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이러한 북한의 의도에 대해 강경한 비판과 공세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강온 양면 전술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의 대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김정은은 자신의 존재가치가 미 대선과정에서 잊히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다. 이에 지난 4월 15일과 28일 연거푸 실패한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재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괌에 위치한 미 앤더슨 공군기지까지 위협함으로써 핵을 탑재한 B-52 폭격기에 대해 나름의 억제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리고 3월 노동신문과 조선 중앙TV를 통해 내보낸 ‘전략군 화력 타격계획’이 허세가 아님을 입증하고자 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방사포 사거리 연장 등 재래식 무기에 의한 동시다발적 공격 가능성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도 사이버 공격, 위성항법시스템(GPS) 교란 등 다양한 비대칭 전력을 가동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금융망, 원자력을 포함한 각종 산업시설에 위해를 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할 것이다.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국제 정치학 |
한반도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한반도 통일이 우리 민족의 재결합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시아나 아프리카 지역은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 증진과 보다 안전한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토대가 된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북한 비핵화는 새로운 질서 구축을 위한 선결 조건이기 때문이다. 제재 국면 하에서 통일 공감대를 확산하는 통일 공공외교를 활발하게 전개할 필요가 있다.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국제 정치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