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아들을 잃은 중국의 한 가정이 영혼결혼식 상대 여성 가족에게 대가로 수천만원을 건넨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미러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 산시(山西) 성의 한 가족이 아들의 영혼결혼식을 위해 여성 유가족에게 18만위안(약 3230만원)을 대가로 건넸다.
결혼식 대가로 비싼 금액이지만 어쩔 수 없다. 중국에서는 남자가 결혼하지 못하고 죽으면 유가족에게 저주가 내려진다는 미신이 있다.
그렇다고 여성 측 가족이 영혼결혼식을 꺼릴 이유는 없다. 사망한 미혼 여성에게는 적절한 장지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영혼결혼식은 결국 쌍방에게 윈윈이다.

중국 내 사망자 성비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 등 험한 지역에서 일하는 환경 탓이다. 여성 사망자가 적으니, 남성 측 가족이 영혼결혼식 대가로 수천만원을 건네는 게 새삼스러울 일은 아니다.
거꾸로 보면 여성 측 유가족에게는 묘를 지키는 게 중요한 일이 됐다. 돈 없는 남성 측 가족이 몰래 여성 시신을 빼가는 일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여성 시신을 파낸 남성 3명이 산시 성 공안에 붙잡혔다. 이들은 영혼결혼식이 필요한 남성 측 가족에게 시신을 팔아넘기는 대가로 최소 2만5000위안(약 444만원)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2012년에도 산시 성의 세 남성이 임산부를 살해한 뒤, 영혼결혼식에 시신을 팔아넘긴 사례가 있다. 당시 현지인들은 “쓸데없는 관습이 이어진다”며 영혼결혼식을 크게 비난했다.
한편 미러는 “묘만 지키는 사설 경비원까지 두는 부호도 있다”고 전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어쨌든 영혼결혼식이 낳은 기묘한 중국의 생활상인 건 분명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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