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감·소통 강화 노하우 전수
지난해 50만2112명 도움 받아 “아이 말을 먼저 들어 주세요.”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15명이 모였다. 자녀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자리였다. 강사가 “엄마가 일방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아이의 고민과 의견을 끝까지 잘 듣는 것이 대화의 시작”이라고 말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가족 간 소통이 중요해지면서 어떻게 소통할지 배우는 ‘가족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삶의 질 보고서(2015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모는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하루 48분에 불과하다. OECD 평균(151분)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일본(109분)과 미국(211분)에 비해서도 매우 적다.
평균 가구원은 1990년 3.7명에서 2010년 2.7명으로 주는 등 전통적인 가족 구성도 변한 지 오래다. 가족 간 소통시간 부족과 일방적 대화에 익숙한 부모 세대의 특성이 가족 갈등으로 표출되는 경우도 잦다.
신화영 여성가족부 사무관은 “부모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아이들은 사교육 등으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이 때문에 가족 간 유대감이 약해지고 소통 단절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강주현 서대문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요즘에는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의 가족교육 참여도 점차 늘고 있다”며 “자녀 교육 문제로 처음 온 부모들도 교육 막바지에는 본인의 문제점을 발견한 뒤 자신이 먼저 변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건강가정지원센터(www.familynet.or.kr)의 가족교육은 2004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매년 참가자가 늘어 지난해 50만2112명이 교육을 받았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