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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접촉사고 보험처리 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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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4-28 20:59:13 수정 : 2016-04-28 21: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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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까이 운전면허증을 신분증 용도로만 써왔던 아내가 얼마 전 운전 도전을 선포했다.

지난달부터 아이가 집에서 제법 거리가 떨어진 어린이집으로 옮기면서 도보 통학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푸념이 길어지나 싶더니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이다. 불안해하는 내 표정을 읽고는 “해야 늘지 않겠느냐”며 들고 있던 키를 얼른 낚아챈다. 집을 나서며 “브레이크가 오른쪽이었나?”라는 물음에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그날 저녁, 어린이집까지 왕복 약 1.7㎞를 다녀온 아내는 마치 ‘다카르 랠리’를 경험한 것처럼 들떠 있었다. 그러나 첫 드라이빙의 흥분은 오래가지 않았고, 3일째 아내는 ‘신고식’을 치르고 말았다.

이정우 사회2부 기자
다행히 주차 중이던 차를 긁은 것이어서 다친 사람은 없었다. 상대차 운전자가 찾아간 정비소에서 수리비가 110만원 정도 나올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보험처리를 하기로 하고 얼마 뒤 보험담당 직원에게 걸려온 전화는 내 귀를 의심하게 했다. “상대 차량의 수리비 견적이 160만원 정도인데 보상 처리를 진행해도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이상했다. 정비소가 바뀐 것도 아니었고, 수리 부위가 추가된 것도 아니었는데 몇 시간 만에 50만원이 더 붙은 것이다. 처음 들었던 가격과는 다르다고 하자 10여분 뒤 직원은 정비소에서 원래 제시했던 금액으로 처리하겠다고 다시 연락이 왔다. 이유를 물었지만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얼버무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석연치 않았다.

왜 보험 적용을 하면 수리비가 더 비싸질까? 왠지 ‘당하고 있다’는 기분에 이곳저곳 알아본 내용들은 이렇다.

첫째, 보험가입자는 보험 처리를 하면 직접 자신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어서 할증 한도를 넘지 않는다면 비용에 무감각하다. 둘째, 정비소는 일반 수리와 달리 보험사에 청구를 하기 때문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가격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각종 서비스를 추가해 단가를 높일 것이란 의심이 든다. 대물 배상 담당직원과의 부당거래의혹도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셋째, 보험사 역시 가입자에게 할증을 하는 등으로 부담을 넘기고 추후 보험료 인상분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해 보면 어디선가 눈먼 돈이 발생하고 그에 대한 부담은 언젠가 보험가입자(사고를 냈든 아니든)에게 돌아오는 식이었다.

보통 마트에서 물건을 사면 영수증을 확인해 보지만 보험처리 후에는 어디를 어떻게 고쳤는지 등이 적힌 상세비용 내역을 확인하지 않는다. 당장 내 돈이 빠져나간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보험사도 비용 합계만 통지할 뿐 내역서를 요구하지 않으면 억지로 가져다주지 않는다. 이런 무관심 속에 자동차보험은 어느샌가 폐쇄적인 영역에서 관행으로 굳어버렸고, 정당한 것 같은 사고 처리과정도 매번 찜찜함을 남기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자동차보험 관련 불합리한 관행을 뿌리뽑겠다고 칼을 빼들었다. 결과를 지켜볼 일이지만 그 전에 좀 더 집요한 보험가입자가 돼야겠다고 다짐한다.

이정우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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