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코패스, 자아도취증, 마키아벨리즘(권모술수)이 있는 사람과 가까이하고 싶은 이는 없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세 가지 부류의 사람들을 ‘어둠의 3요소(Dark Triad)'로 정의했고, 이들은 하버드 대학 연구진이 밝혀낸 ’유해 직장인‘의 성격적 특징과 상당 부분 일치함을 보였다.
조사 결과, 이러한 유형과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 88%가 그들의 해고를 원했지만, 관리자 중 40%만이 이를 받아들였다. 나쁜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만 생산성이 좋고 근속 기간도 길어 과업을 잘해낼 확률도이 높기 때문. 특히 하버드 대학 연구진은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이러한 유형은 무조건 피하는 게 답‘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다만 사이코패스, 자아도취자, 마키아벨리안 등을 첫눈에 감별해내기가 쉽지 않은 게 문제다. 이에 대해 브리티시 콜롬비아 오카나간 대학 연구진이 해답을 제시했다. 바로 온라인 대화를 해보라는 것이다. ‘어둠의 3요소’로 불리는 사람들은 이메일, 소셜미디어(SNS) 메시지 등에서 그 특성을 쉽게 드러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이들 유형에 대한 온라인적 접근이란 데에서 그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지난 2013년 10월부터 2014년 2월까지 200명의 캐나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각자 콘서트 티켓을 판매해 가장 높은 금액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어둠의 3요소’에 속하는 사람들은 테스트 후 그룹을 나눠 누군가는 온라인으로 판매를, 누군가는 면대 면으로만 판매하도록 했다.
그 결과 어두운 면을 가진 참가자들은 온라인보다 면대 면으로 판매했을 때 그 실적이 더 높았다. 온라인 판매 시 외모, 보디랭귀지 등 비언어적인 면이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심지어 어두운 면을 가진 참가자들은 질 낮은 내용의 이메일, 메시지 등을 보내 정체를 쉽게 들켰다. 반면, 일반적인 참가자들은 이들보다 온라인 협상에서 12.5% 더 성공적이었다.

책임 연구원 마이클 우드워스는 “어두운 면을 가진 사람들은 얼굴을 직접 보고 대화할 때 더 쉽게 다른 사람을 꾀어내고 조종하고 착취했다”고 설명했다. 직장, 학교 등에서 마주치는 사람과 온라인 대화를 하다 그가 ‘어둠의 3요소’에 해당하는 면을 보인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개인과 인성 차이(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 저널에 실렸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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