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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총리 남매, 부친 리콴유 추모 행사로 '설전'

입력 : 2016-04-11 10:27:37 수정 : 2016-04-11 10: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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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 "권력 남용" 비판에 총리 "전혀 사실 아니다" 싱가포르의 리셴룽(李顯龍) 총리 남매가 부친인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1주기 추모 행사로 설전을 벌였다.

리셴룽 총리의 여동생인 리웨이링(李瑋玲)이 오빠를 겨냥해 추모 행사는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하자 리 총리가 적극 해명에 나섰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동생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리셴룽 페이스북 캡처]
11일 더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싱가포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유명 신경외과 의사이자 국립 신경과학연구소 자문역인 리웨이링은 전날 일부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오빠를 공격했다.

그녀는 리 총리를 영문 약자 HL로 표현하며 "아버지가 죽은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그는 기념하기 위해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지난해 행사(장례식)는 너무 생생해 절대 1년 만에 잊어버릴 수가 없다. 권력자가 왕조(王朝)를 만들려 하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리콴유의 딸은 그의 이름이 명예롭지 못한 아들에 의해 더럽혀지는 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그러면서 페이스북 계정에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영웅 숭배를 반대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려 오빠가 주도하는 추모행사를 강력하게 비판해왔다.

실제 리콴유 서거 1주기(3월23일)를 전후해 싱가포르에서 100건이 넘는 추모 행사가 열렸다.

여동생의 비판에 리 총리도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내가 아버지를 추모하는 방식으로 왕조를 건설하기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는 여동생의 주장 때문에 매우 슬프다. 이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리 총리는 이어 "사망 1주기 행사는 망자를 기억하고 그 사람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되새기는 뜻깊은 행사다. 리콴유는 더 그렇다"며 "많은 단체가 마련한 추모 행사를 각료회의가 심사숙고해 동의한 것이다. 이는 싱가포르 국민의 진심을 표현한 것이며 각료와 나는 이에 깊이 감사했다"고 말했다.

리웨이링은 이메일을 더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언론사 편집 담당자에게 보내 지면에 실어 달라고 요청했으며, 보도되지 않으면 온라인에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그녀는 해당 이메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일시적으로 공개했다가 삭제했다.

그러나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리웨이링의 글 가운데 4분의 3이 중국 마오쩌둥, 영국의 윈스턴 처칠에 대한 사후 추모 방식에 관한 것으로 대부분 다른 웹사이트의 글을 표절한 것이어서 게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리콴유 전 총리의 장남인 리셴룽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수학과 전산학을 전공하고 미국 하버드대학에서도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군에 들어가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정계에 입문했다.

리콴유가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다면 리셴룽은 온화하고 성실한 지도력으로 평가를 받아왔다.

리셴룽이 부친의 후광을 입었다는 비판적인 분석도 있지만, 부총리에 오른 이후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도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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