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의 유니폼 넘버 20번의 주인공…③배리 샌더스, 러닝백의 진수를 보여준 무관의 제왕
배리 샌더스(1968년 7월 16일생)은 쿼터백 전설 중 한명인 댄 마리노(55)와 더불어 NFL '무관의 제왕'으로 유명하다.
샌더스는 대학 최고의 러닝백으로 하인즈만트로피(대학 MVP에게 주어지는 상)를 받았으며 프로에 들어와서도 은퇴할 때까지 10년 연속 프로볼(올스타전)에 출전할 만큼 대단한 재능을 과시했다.
하지만 NFL 우승(슈퍼볼)과는 거리가 멀어 단 한차례도 슈퍼볼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샌더스가 절정의 기량을 과시할 나이인 1999년 7월 은퇴를 발표, NFL를 경악케 했다.
한참 뛸 나이에 부상도 없는 슈퍼스타가 별다른 이유없이 떠난 것에 대해 "(소속팀인 드트로이트 타이거즈가)슈퍼볼을 차지할 가능성이 희박한 것에 실망 은퇴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의 은퇴선언으로 간판스타를 잃게 된 디트로이트는 계약위반이라며 발끈, 소송을 걸었다. 샌더스는 1997년 팀과 '6년, 354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고 스크럼 사이로 돌진하는 플레이는 천하일품
173cm에 작은 키의 배리 샌더스가 맡은 러닝 백은 쿼터백 옆이나 바로 뒤에 있다가 럭비공을 받아 상대 스크럼을 정면 돌파하는 일을 주로 한다.
스피드와 상황 판단력, 균형감각, 빠른 몸놀림, 근력 등이 필요한 포지션이다.
화려함에선 멋진 달리기 실력을 보여주는 와이드 리시버, 게임을 지휘하는 쿼터백에 비해 떨어지지만 배리 샌더스가 보여준 러닝백은 모든 이들을 감탄케 했다.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으면서 요리 조리 피해 나아가는 배리 샌더스의 돌파는 NFL역사를 수놓은 명 장면을 소개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사람들은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같은 배리 샌더스의 플레이에 짜릿함과 통쾌함을 느껴 '샌더스' 이름을 끊임 없이 불렀다.
샌더스의 이러한 능력은 고무공 같은 그의 탄력(몸무게 91kg의 그의 체격은 탄탄하기 그지 없다)때문에 가능했다.
△배리 샌더스가 남긴 기록
*하인즈만 트로피(1988년 오클라호마대학 시절)
*NFL 최고 공격신인=1989년
*올스타 10회 연속 출전=1989~1998년
*NFL MVP 2회=1991년, 1997년
*14경기 연속 100야드 전진=NFL기록
*시즌당 1500야드 이상 전진 최다기록=5시즌
*통산 1만5269야드 전진=역대 3위
*역사상 가장 막기 힘든 러닝백 1위=NFL.com선정
*명예의 전당 헌액=2004년
팬들은 배리 샌더스가 조금만 더 뛰었더라면 공격에 관한(특히 전진기록) 거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을 것이라는 점을 특히 아쉬워하고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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