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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으로 배달용 주춤… 레저용 고급형은 질주

입력 : 2016-04-05 20:39:43 수정 : 2016-04-05 22: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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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시장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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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의 그늘로 국내 오토바이 시장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의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민과 자영업자가 애용하면서 ‘배달 민족’의 발이 돼 준 저가 오토바이 판매는 줄어든 반면에 고가 레저용 대형 오토바이 판매는 급증하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의 이륜차 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행하는 민간 오토바이는 지난해 말 현재 213만5555대로 집계됐다. 오토바이는 엔진 배기량으로 구분되는데,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100cc 이하는 2013년 107만9882대에서 2015년 104만5273대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고가의 레저용이 포진해 있는 260cc 이상은 같은 기간 5만4455대에서 6만5432대로 약 20%나 늘어났다.

배달용과 레저용이 섞여있는 중간급 100~260cc는 203만7832대에서 207만213대로 약 7%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배달용으로 정평난 업무용 3종 오토바이는 모두 판매가 줄었다. 배달용 오토바이의 대표선수인 대림자동차 ‘씨티에이스’(108cc)는 2013년 1만9495대에서 2014년 1만7365대, 2015년 1만7280대로 판매가 줄었다. 올해 판매계획 역시 1만7000대 정도로 잡은 상태다.

업무용 오토바이로서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혼다모터사이클의 ‘슈퍼커브’(109cc)도 2013년 997대에서 2014년 1011대로 소폭 늘었다가 작년 들어 966대로 줄어들었다. 2013년 5300여대씩 팔리던 KR모터스의 주력 업무용 스쿠터 ‘비버125’(125cc) 역시 판매량이 2014년 5000여대, 2015년 4000여대로 축소됐다.

서민용 저배기량 오토바이와 배달용 오토바이의 감소는 불경기 탓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중국집 사장 A씨는 “지난 1년 동안 매출이 40% 정도 떨어진 것 같은데, 체감 타격이 크다”며 “아무래도 불황에 따른 매출 감소로 배달용 오토바이를 늘리거나 교체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인근 분식점 주인 역시 “최근 2년 동안 장사가 안 돼 지난 1년은 매출이 족히 50%는 떨어졌고 자연히 배달 매출도 줄었다”며 “사정은 다른 가게도 비슷할 테니 배달용 오토바이 수가 줄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한국이륜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국산 오토바이 시장의 정체는 배달용 오토바이를 많이 구입하는 자영업자들의 구매가 감소한 게 주요한 이유”라며 “오토바이 재구매에 걸리는 기간도 기존 2~3년에서 3~4년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19일 경북 상주시 경천섬 일대에서 열린 ‘BMW 모토라드 시즌 오프닝 투어 2016’에 전국에서 1000여명의 오토바이 동호인이 모여 함께 달리고 있다.
제공 BMW모터라드
수입 브랜드 중심의 레저용 고가 오토바이 시장은 딴판이다.

명품 오토바이의 대명사인 ‘할리데이비슨’은 국내 판매대수가 2013년 1265대, 2014년 1563대, 2015년 1962대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할리데이비슨 관계자는 “국내 판매 모델은 30여종으로 가격대는 950만~2000만원 초반대이며, 특정 모델은 가격이 5000만~6500만원대까지 올라간다”며 “구매층은 저렴한 모델과 가장 비싼 모델로 양극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호화 사양의 초대형 오토바이로 유명한 혼다 ‘골드윙’도 값이 3000만원대인 대표적 고급제품인데, 국내 판매대수는 2013년 104대, 2014년 122대, 2015년 173대를 기록했다.

또 가격대가 1580만∼4340만원인 독일 오토바이 브랜드 ‘BMW모터라드’ 역시 2013년 1328대에서 2015년 2002대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국내 최고 인기 모델은 2590만원짜리 ‘S1000PR’라고 한다.

대표적 최고급 오토바이인 ‘두카티’ 역시 국내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두카티코리아 관계자는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은 2000만원 안팎의 ‘몬스터’이며, 전반적인 고객층은 30∼40대이고 최고급 모델 구매층은 40∼50대”라고 설명했다.


고가 오토바이 시장이 커지는 것은 레저문화로 ‘모터사이클 라이딩’이 착실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활성화된 오토바이 동호인 그룹을 중심으로 고급 수요가 생겨나고 관련 문화도 정착되고 있다. 지난달 경북 상주의 경천섬 일대에서 열린 BMW 모토라드의 시즌 오프닝 투어가 대표적인 예다. 전국에서 1000여명의 BMW 오토바이 동호인이 모여 단체로 올해 안전 라이딩을 기원하고 친목을 도모한 뒤 함께 주행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오토바이 업계 관계자는 “값비싼 자동차는 ‘집 대신 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기나 형편에 상관없이 산다지만, 서민용 오토바이는 경기가 나빠지면 금방 구매를 포기한다”며 “워낙 경기에 민감해서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이전만 해도 국내 시장 규모가 연간 30만대 규모였는데 이후 불황으로 8만대 수준으로 떨졌다가 조금씩 회복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성준·정지혜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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